“도시는 우려, 농촌은 기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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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콕의 고급 아파트에서 열린 파티에서, 파티를 주재한 사교계 명사는 디저트로 대마초가 포함된 브라우니와 아이스크림을 VIP들에게 제공하며 “행복함을 느끼라”고 했다. 이들은 기분 좋은 흐릿한 정신으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닛케이아시아가 얼마 전 대마초를 합법화한 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현장 취재로 전했다.

얼마 전까지 태국에서 마리화나를 넣은 브라우니를 판매하는 일은 형사 고발과 무거운 벌금, 심지어는 징역형까지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는 마약 범죄로 간주돼 투옥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 태국에서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비롯한 다양한 마약류들은 여전히 태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의 규제 대상이 되고 있지만, 대마초(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간자’로 알려저 있다)는 공식적으로 사용이 승인된 가운데 지금은 홍보까지 일상화된 새로운 ‘매력적인 약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 2018년부터 대마초의 의료 사용을 합법화시켰다. 그런데 지난 6월 초,에는 대마초 사용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했다. 대마초를 비범죄로 인정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되었으며, 세계적으로도 소수 국가에 속한다.

태국에서 필로폰과 같은 불법적이고 위험한 기분전환용 약물의 문제는 심각한 사회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태국은 국내 자유주의자들까지 놀랄 정도로 대마초 문화를 전격 수용했다. 대마초 재배자와 판매자 등록을 위한 정부의 공식 앱은 몇 주 만에 3200만 명의 방문자를 기록했다. 대마초에 대한 홍보가 농가에서 도시 전문가, 사회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게임에 참여했다.

말려진 담배, 음식, 음료, 미용 제품 등에 첨가되는 대마초 비즈니스는 마케팅 및 홍보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편의점은 대마초가 들어간 음료를 판매하고, 약국은 대마초 미용 제품을 추천하고, 식당은 대마초가 들어간 피자부터 '간자 샐러드'와 '행복한 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마초 요리를 제공한다.

동네 일식집에서는 최근 특선 요리로 거대한 대마초 잎을 반죽에 튀긴 ‘간자 튀김’이나 ‘간자 초밥 롤’이 인기다. 방콕 중심부에서는 구식 사탕 가게와 디저트 가게를 연상시키는 전통 가게들이 대마초 젤리나 케이크, 그리고 ‘Fly Me to the Moon’과 ‘Happy Puff’와 같은 이름을 가진 대마초 가공품을 판매한다.

호주의 한 TV 기자는 조명으로 장식된 대마초 포장마차로 인기를 끌고 있는 관광지 카오산 로드에서 "요즘 이 근처에서는 전통 팟타이 음식과 같은 것보다는 대마초 담배를 구하는 것이 더 쉽다“고 방송했다. 방콕의 주요 동맥 중 하나인 수쿰빗 로드를 따라 13개 블록 안에 '위드샵', '닥터 그린', '나나위드 약국', '해피 리프' 등의 이름이 붙은 26개 매장 거의가 대마를 취급했다. 이동식 대마초 상점과 향정신성 효과를 만들어내는 대마초 화합물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을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도 생겨났다.

대마초 담배 가격은 2달러에서 30달러까지 다양하다. 유럽 디자이너 패션 상점과 같은 고급 마트에서 판매하는 대마초나 인기 있는 미국 품종 등의 가격이 비싼 편이다.

원래 대마초 허용은 통증을 완화하고 수면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카나비디올, 즉 CBD 오일을 중심으로 대마초의 의학적 사용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의 의도를 크게 앞질러 초고속으로 대응했다. 정부는 뒤늦게 대마초 제품의 THC 수준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론적으로, 태국에서 판매되는 음식 및 음료 제품에 사용되는 THC 수치는 0.2% 미만이어야 한다. 이는 마약에 의한 환상이 보이는 한계치다. 또한 재배자 및 판매자용 앱인 ‘플룩간자’에 등록해야만 가정에서 대마초를 재배할 수 있으며, 정부는 시민들에게 대마초를 1인당 2개씩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합법화 법안이 통과된 지 한 달 만에 120만 명 이상이 공업용 또는 의약용으로 특화된 대마 재배 허가를 신청했다. 태국 관리들은 대마초 관련 사업자가 수천 명이라고 추정하지만 실제 숫자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파급 효과는 크다. 대마초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기계를 조작하는 데 따르는 법적인 의미가 모호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규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보험 등 일부 비즈니스에는 큰 수익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그러나 규제 부족은 강한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학생들이 학교 구내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퍼지면서 대마초를 다시 규제하라는 의료인들의 격렬한 저항이 일어났다.

태국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마초는 허용하는데 술과 담배에 대해서는 점점 더 검열이 심해진다.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마초 소비를 자유화하고 심지어 장려하면서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은 강화하는 등 알코올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 여전히 특정 시간에 술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고, 불교 명절에는 모든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태국에서 대마초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태국을 의료용 마리화나 생산의 중심지로 만들고 저수익 작물에서 수익성이 좋은 대마초로 농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경제적 주장이 있다. 그 너머에는 대마초 생산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억만장자 사업가인 동시에 부총리 겸 공중보건부 장관인 아누틴 찬비라쿨을 포함한 정치인과 대기업의 강력한 세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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