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 정상들이 이달 1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기후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숲을 보호하고, 메탄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며, 친환경 기술을 가속하는 데 주력하자고 약속했다.
총회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홈페이지 ukcop26에 실린 게재글에 따르면 정상들은 지구 기온을 섭씨 1.5도 상승으로 억제하고, 기후 회복력을 키우기 위해 메탄 서약 등 가시적인 여러 조치를 취했다.
정상들은 2030년까지 산림 손실과 토지 황폐화를 중지하고 원상 회복하기로 약속하는 큰 진전을 이루었다. 이를 위해 120억 달러의 공적 자금과 72억 달러의 민간 자금을 조성해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캐나다, 러시아, 브라질, 중국,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지구 최대의 정글이 밀집된 국가들이 대부분 산림 및 토지 이용에 관한 선언에 서명했다.
이들의 숲 면적은 전 세계 숲의 85%를 차지한다. 총 면적은 1300만 평방마일이 넘는데 이는 영국 면적보다 크다. 숲은 매년 화석연료 연소로부터 배출되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약 3분의 1을 흡수한다.
아비바, 슈뢰더, 악사 등 8조 70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자산을 보유한 30개 이상의 금융 기관 CEO들도 삼림 벌채와 관련된 개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더욱 힘이 실렸다.
이와 관련, 브라질, 나이지리아, 캐나다 등 15개 주요 배출국을 포함한 총 105개국이 글로벌 메탄 서약에 서명했다. 미국과 EU가 영국과 함께 주도한 이번 서약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최대 40%,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에 해당한다.

35개국 정상들은 또 청정 기술의 개발과 적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비용을 절감하는 새로운 글래스고 어젠다를 지지하고 서명했다. 서명국에는 미국, 인도, EU, 개발도상국 및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을 합하면 세계 경제 및 지역의 50% 이상을 포괄적으로 대변한다.
목표는 2030년까지 오염도가 가장 높은 분야에 청정 기술을 적용하고, 특히 개발도상국이 탄소 제로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전력, 도로 교통, 수소, 철강 및 농업 등 다섯 가지 핵심 부문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 부문은 전 세계 총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 첫 단계로, 세계에서 가장 탄소 집약적인 전기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청정 기술로 업그레이드한다. 이를 위해 향후 3~5년 동안 85억 달러를 투입한다. 나아가 민간 부문 금융과 공공 부문 전문지식을 결합, 아프리카 기후 적응 프로젝트를 확대한다.
COP26 회장 알록 샤르마는 홈페이지에서 "숲은 기후 변화에 따른 재앙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어 수단이며, 1.5도 목표 달성에 필수조건이다. 이번 서약은 삼림 벌채의 파괴적인 영향을 종식하고, 숲의 수호자인 개발도상국과 원주민 공동체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COP26에서 인도, 태국, 네팔, 나이지리아, 베트남은 새로운 탄소 제로 공약을 선언했다. 이로써 세계 경제의 90%가 탄소 제로 공약을 발표했다. 대량의 탄소 배출국 인도는 2030년까지 비 화석연료 발전 용량을 500GW로 늘리고 에너지의 50%를 재생가능으로 전환함으로써 탄소 발생을 45% 감축시키겠다고 밝혔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감축 계획도 여러 나라가 새롭게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가이아나, 인도, 모리타니, 모로코, 모잠비크 및 태국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NDC 목표를 2030년까지 40%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관론도 많다. 온실가스 메탄 방출을 줄인다는 메탄 서약에 5대 메탄 배출국인 중국, 러시아, 인도는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나라들이 빠짐으로써 서약의 영향력은 반감됐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메탄을 줄이지 못하면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이 메탄 서약에 서명하고 삼림 훼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대로 이행될 지는 미지수다. 행정력과 감시의 눈길이 아마존 정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선언에만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던 것이 사실이다.
메탄 배출을 억제하는 좋은 방법은 석유와 가스 인프라를 혁신하는 것이다. 원유와 가스 채굴을 중단하는 것이 최선인데, 중동 지역이나 나이지리아 등이 최대의 부의 원천을 포기할지도 의문이다. 그 뒤에는 석유 메이저들이 버티고 있다. 미국도 세계 최대의 석유 및 가스 생산국이며 EU는 세계 최대의 가스 수입지역이다.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기존의 기득권들을 포기해야 한다.
이번 COP26에서 기후 회복을 위한 계기는 마련됐다. 문제는 실천이다. 1년이 경과해 COP27이 시작될 때쯤 중간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