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 조완석 대표 체제에도 원가율·영업이익 급락...컨트롤타워 실효성 논란
리츠 지분 매각으로 420억 원 유동성 확보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오너 3세 박세창 부회장이 금호건설 경영에 참여한 이후 회사 재무 구조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금호건설은 2년 전 200%대였던 부채비율이 올해는 600% 가까이 치솟았다. 이는 건설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내부적으로는 이익이 줄고 원가율이 악화하면서 '재무통 경영진'의 역량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568%를 기록했다.
뉴스1은 박 부회장이 2021년 경영에 합류한 뒤 부채비율 흐름은 △2021년 165% △2022년 211% △2023년 260% △2024년 588%로 빠르게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오너가 경영참여 3년 만에 재무 부담이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금호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24위지만 부채비율은 △두산건설(345%) △한신공영(178%) △동부건설(203%) 등 비슷한 규모 건설사보다 훨씬 높다.
‘재무통’ 경영진 두고 원가율·영업이익 급락…컨트롤타워 실효성 논란
박 부회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금호그룹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의 손자다.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그룹 전략경영본부 임원, 금호타이어 부사장, 아시아나IDT 대표 등을 거치며 재무·전략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2021년 금호건설 사장으로 영입됐고, 2023년 말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핵심 경영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재무·전략통' 경력과 달리, 그의 경영 참여 이후 금호건설의 재무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회사를 공동으로 이끄는 조완석 사장 역시 재무·경영관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문경영 체제의 실효성과 내부 컨트롤 타워 기능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등기' 박세창 부회장, 책임경영 회피 지적도…수익성 지표 줄줄이 악화
금호건설의 실적은 박 부회장 합류 이후 내리막을 탔다. 영업이익은 2022년 559억 원에서 2023년 218억 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181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원가율도 2022년 93.2%에서 2023년 95.6%, 올해는 104.9%까지 상승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94.2%까지 개선 조짐을 보였다.
배당도 중단됐다. 2022년 주당 500원을 지급한 뒤 2년째 배당이 이뤄지지 않아 주주가치에도 부담이 이어졌다.
박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나, 등기임원은 아니다. 현재 금호건설의 등기임원은 조완석 사장과 경영관리본부장뿐이다. 업계에서는 "최고 의사결정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무 부담이 커지자 금호건설은 최근 보유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지분을 매각해 42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부채비율이 400%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산 매각은 근본적 체질 개선은 아니다"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