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에 긴급 자사주 취득 결의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헬로키티를 필두로 마이멜로디, 쿠로미, 포차코 등 귀염뽀짝 캐릭터를 한가득 거느린 산리오 주가가 신음하고 있다.

라부부 회사 팝마트 주가 하락에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더니 급기야 한일령이라는 카운터펀치를 맞은 꼴이 됐다. 

산리오는 20일 도교 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3.87% 떨어진 5242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27%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다. 

산리오는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사상최고가 경신 행진을 벌였다. 지난 8월18일 2분기 깜짝 실적에 힘입어 8647.7엔까지 치솟았다. 2022년 6월 800엔대 후반에 머물던 주가가 3년새 10배 가까이 뛰었다. 

창업자 할아버지가 물러나고 CEO에 오른 손자의 리더십 속에 펼친 적극적인 로열티 정책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일본 재계에서 보기 드문 30대의 젊은 CEO는 친근한 이미지에 주주친화책도 적극적으로 펼치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데 올해 중반 들어 투자자들은 산리오의 주가가 팝마트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팝마트는 라부부의 대흥행에 힘입어 2024년 이후 무려 15배 넘게 폭등했다. 세계의 큰 관심 속에 시가총액도 산리오를 크게 앞질렀다. 산리오를 밀어내고 글로벌 캐릭터 대장주가 된 것이었다. 

그러다 지난 8월25일을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현재는 고점 대비 41% 가까이 주가가 추락했다. 3개월도 안돼 이런 일이 벌어졌다. 

산리오 주가도 이런 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산리오 이날 주가는 사상최고자이자 연고점에 비해 40%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역시 3개월 가량 밖에 걸리지 않았다. 

최근 문제는 좀 더 복잡해 보인다. 일본과 중국의 정치적 대립이 격화하면서 실적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산리오는 지난해까지 북미 시장이 성장 엔진 역할을 했다. 그러다 올들어 내수와 북미의 성장 기울기는 완만해지고, 뜻하지 않게 중국에서 의미있는 실적 개선세가 이뤄졌다. 라부부를 구매하던 이들 가운데 일부가 산리오 캐릭터들도 정식으로 돈을 주고 구매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격해질 경우 이런 성장세는 유지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산리오는 이날 장 마감 직후 21일부터 내년 2월까지 150억엔, 우리돈 1400억원 한도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체 발행 주식의 1.34%를 매수할 수 있다. 

산리오는 "현재 주가는 당사가 생각하는 적절한 주가수준을 밑돌고 있다"며 이에 "이번 시기에 자사주 취득을 실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주주환원 실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티니핑을 앞세운 국내 캐릭터 업체 SAMG엔터는 이날 정규장에서 7.15% 급등한 4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역시 승승장구하다가 팝마트와 산리오의 주가가 꺾이기 2달 전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탔으나 이날 한일령 수혜 기대를 타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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