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layer Interview ②]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ETF연금플랫폼 대표
“레버리지 인버스를 장기적으로 가져가면 무조건 진다”
“정답은 적립·분산·장기투자…결국 ’실행력’의 싸움”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ETF연금플랫폼 대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ETF연금플랫폼 대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300조 원에 다가서며 대중화됐지만, 많은 개인 투자자가 '분산 투자의 함정'에 빠져 포트폴리오를 잘못 운용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플랫폼 대표는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ETF가 급성장하며 투자자들이 도구를 잘못 쓰는 케이스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인 자산 증식을 위한 '코어-위성' 전략과 투자 원칙을 강조했다.

◆ 실수를 피하고 '코어'를 구축하라

성태경 대표는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네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유사 테마 중복 투자'다. 그는 "투자를 많이 하는데 분석해 보면 비슷비슷한 테마가 너무 많다"며 "예를 들어 AI 테마가 유행하니 미국 AI, 한국 AI 등 여러 운용사의 상품을 담는데, 나중에 보면 특정 테마의 비중이 쓸데없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분산 투자를 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특정 분야로 위험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로 이어진다.

둘째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한 장기 투자'다. 성 대표는 "레버리지·인버스 포지션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면 무조건 진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상품들은 트레이딩용 상품"이라며 "매일(Daily) 한 배, 두 배를 추종하는 방식이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사이 지수는 그대로 있는 내 원금은 더 작아져 있는 케이스가 생긴다”라고 경고했다.

셋째는 '데이터 무시'다. 그는 "ETF를 많이 하는 분들은 추적 오차, 괴리율, 스프레드 같은 용어를 알지만, 이런 데이터 값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순자산 가치(NAV)와 가격이 매칭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내가 잘못 들어가면 비싸게 살 수도 있네'라는 점을 인지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넷째는 '연금 계좌의 오용'이다. 성 전무는 "연금 계좌는 세제 혜택 상품"이라며 "국내 주식형은 (매매차익이) 거의 비과세인데, 굳이 세금 혜택을 본다고 하면 오히려 국내보다는 해외 쪽으로 하는 것이 세금상 훨씬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이 없는 상품에 연금 계좌의 혜택을 쓰는 것보다, 과세 대상인 해외 ETF에 혜택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다.

◆ 해법은? '코어 70%'와 '위성 30%'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ETF연금플랫폼 대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ETF연금플랫폼 대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대표는 이러한 실수를 피할 해법으로 '코어-위성(Core-Satellite)'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투자의 원칙을 지키면 되는 단순한 문제"라며 "코어 자산과 위성 자산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코어 자산의 비중은 70~80%다. 성 대표는 "코어는 정말 저비용으로, S&P 500이나 나스닥 100 같은 대표 지수용으로 딴딴하게 잡아 놔야 한다"며 "이는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신념을 갖고 길게 가야 하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코어 ETF는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200' 등이 있다.

나머지 20~30%는 위성 전략으로 운용한다. 그는 "위성 전략은 정말 따끈따끈한 요즘과 같은 테마형 상품들이나 인컴형 상품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 ETF의 예시로는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TIGER 반도체TOP10',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TIGER KRX금현물', 'TIGER 미국AI전력SMR'과 같이 명확한 테마나 특정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있다.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빨리 부자가 되는 길'을 찾아 코인이나 레버리지 투자에 집중하는 현상에 대해, 성 대표는 '지속 가능성'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은 제시할 수 없지만, 나중에라도 천천히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과 길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길은 '적립식, 분산투자, 장기투자'라는 시대를 떠나 변하지 않는 투자의 기본 원칙이다.

성 대표는 "방법은 다 알지만 결국은 '이걸 실행하느냐 못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운이 주는 수익을 실력으로 착각하지 않는 약간의 겸손함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행보가 오버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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