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SK하이닉스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자칫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불러올 뻔했던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간 이혼 소송이 파기환송되면서다.
16일 오후 2시2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6.51% 급등한 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때 45만5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0일 경신했던 사상최고가를 다시금 갈아치웠다.
우선 AI 반도체 리더십이 다시 부각됐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제거와 이후 실적 본궤도 회복에 삼성전자 주가가 뒷심을 발휘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하자 SK하이닉스 주가 기세가 눌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AI 투자 열기가 좀처럼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SK하이닉스의 HBM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UBS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종전 51만6000원에서 59만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USB증권은 현재 주가는 메모리 업사이클과 SK하이닉스가 가진 HBM 리더십 둘 다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내년 영업이익은 80조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컨센서스 53조원을 50% 넘게 웃도는 실적 추정치를 내놨다.
최소한 삼성전자가 HBM을 본궤도에 올려놔도 HBM 수요가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낙관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이날 대법원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과 관련 1조4000억원 가까이 분할하라는 2심을 파기환송한 것도 SK하이닉스 투자심리에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데에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 또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구성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현재 HBM 글로벌 1위가 될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으로서도 그룹의 총수로도 틈만 나면 AI 시대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그룹의 역량도 AI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대법원이 파기한 2심 결과는 최 회장이 재산 가운데 1.4조원을 노 관장에서 분할하도록 했다. 최 회장 재산의 대부분은 그룹 지배회사인 (주)SK 주식으로 구성돼 있고, 이 때문에 지분 상당 부분이 쪼개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다.
현실화됐을 때엔 노소영 관장이 우호주주로 남더라도 제3자 매각이나 경영 참여 요구를 염두에 둬야할 판이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는 사이 (주)SK 주가는 6%대의 급락세를 타고 있다. SK 주가 급락은 이혼소송에 기인한 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1조원 넘는 재산분할 리스크에서 벗어난 SK그룹과 최 회장이 그룹 사업 재편 및 AI 대응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AI·반도체 중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좀더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