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1·3·4·5구역] DL이앤씨, 눈도장 찍기 위해 전 구역에 임직원 파견
가장 많은 공을 들인 4구역에선 긍정적인 분위기 감지
이번에 수주하면 강남에선 도곡개포한신 이후 1년만

DL이앤씨 사옥. 출처=DL이앤씨
DL이앤씨 사옥. 출처=DL이앤씨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압구정에서 DL이앤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내일(27일)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여는 압구정2구역과 이미 시공사가 확정된 6구역 외 다른 재건축 지구 사업에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년 도곡개포한신 이후 강남구에서 수주 실적이 없는 DL이앤씨가 오랜만에 수주고를 올릴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오전 압구정1·3·4·5구역 조합 관계자는 모두 ‘재건축 시공권에 관심 있는 건설사’로 DL이앤씨를 거론했다. 매주 DL이앤씨 임직원이 조합 사무실로 인사를 하러 온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건설사’ 중 하나로 꼽았다.

◆ 조합 설립 전 단계에도 사무실 찾아가 ‘열일’

본격적인 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압구정1구역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조합 설립 전 단계에도 불구, DL이앤씨를 비롯한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재건축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추진위 동향 파악을 위해 DL이앤씨 직원이 매주 사무실을 방문한다며 “‘추진위원장이 누구이고, 실질적으로 일을 도맡아서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등 다양한 것을 물어본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DL이앤씨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GS건설 임직원들 역시 자주 방문한다”고 밝혔다.

압구정3구역 일대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압구정3구역 일대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DL이앤씨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분위기의 압구정3구역에도 발을 뻗고 있다. 현대건설이 최근 토지 소유권 분쟁으로 조합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틈을 타 발빠르게 홍보 활동을 벌이는 모습으로 보인다.

압구정3구역 조합 관계자는 “DL이앤씨 임직원들이 매주 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한다”며 “최근에도 1주에 최소 한 번 이상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 국내 다수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승부수 건 압구정4구역…조합원 사생활 침해 의혹도

DL이앤씨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4구역에서는 조합원들의 호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압구정4구역 소재 공인중개사 직원 A씨는 “그동안 만난 압구정4구역 조합원들은 오랜 기간 공을 들인 DL이앤씨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노년층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은 압구정4구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구에서도 사업 많이 하는데 왜 굳이 여기까지 하려 하냐’는 반응도 보인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압구정4구역 한양아파트 단지. 출처=김종현 기자
압구정4구역 한양아파트 단지. 출처=김종현 기자

총공사비만 2조 7488억 원에 달하는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에도 DL이앤씨의 이름은 들려온다. 압구정5구역 조합 관계자는 “DL이앤씨를 비롯한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 임직원들이 매주 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간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DL이앤씨는 2024년 8월 31일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강남구에서 단 한 건의 재개발·재건축 시공권도 따내지 못했다.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은 강남구 도곡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총 816가구 규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4292억 원이다.

강남구와 인연이 없었던 만큼 DL이앤씨가 압구정 재건축에 쏟는 공은 크다. 입찰 참여가 유력한 압구정4구역에선 직원이 조합원의 직장까지 찾아가 홍보활동을 했단 의혹도 불거졌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조합원 B씨는 “DL이앤씨가 ‘직원이 조합원 명부가 아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재직 직장) 정보를 입수했고, 실무자가 회사를 주소지로 혼동해 영업팀에 전달했다’며 사과했다”고 증언했다. 조합원 C씨는 “아침 출근길에 만난 OS요원이 배우자의 사업장 위치까지 언급하며 인근에서 식사를 제안해 놀랐다”며 “시공자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면 상황이 더 심해질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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