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과열 우려엔 ‘역발상 투자’…존리 “남들 팔 때 한국 주식 담아라”
월 1% 배당? ‘원금 깎아주는 눈속임’…커버드콜의 함정
최고의 전략은 '단순함'…코스피200 꾸준한 구매 강조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금융 교육가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존 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가 국내외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내놨다. 그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상품의 함정을 경고하며,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게 자산을 불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지난 25일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시장 과열 경고 발언에 대해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필요한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가가 너무 올라가면 기업 스스로 '우리 회사의 가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발표하며 시장을 진정시키곤 한다"며 "이런 발언에 일희일비하며 시장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위험하고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그는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만약 지금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면, 미국 주식보다는 한국 주식으로 이동할 것 같다"며 "투자는 항상 남들과 반대로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테슬라, 아이온큐 주식을 대거 사들였는데, 그렇게 모두가 좋다고 할 때 버블이 끼기 마련"이라며 군중심리에 편승하는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름뿐인 테마'…유행만 좇는 K-ETF의 문제점
이러한 ‘쏠림 현상’은 국내 ETF 시장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하다. 한 자산운용사가 특정 테마의 ETF를 내놔 성공하면, 다른 운용사들이 보수율과 몇몇 종목만 바꿔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는 식이다. 존 리 대표는 테마와 관련 없는 종목이 편입되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령 상품 이름은 AI 테마지만, 세부 종목은 AI와 큰 관련이 없는 식이다.
그는 "심지어 어떤 테마 ETF의 구성 종목을 들여다보면 실제 그 테마와 관련 없는 회사들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단기 금융 상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중 ‘목표전환형’ 펀드를 두고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사전에 설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투자 자산을 안전 자산으로 전환해 수익을 지키는 상품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펀드 하나가 50년, 100년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내에서는 단기 유행에 따라 이상한 상품이 나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고 우려했다.
존 리 대표는 "이는 본질적으로 마켓 타이밍을 노리는 것인데, 투자자의 장기적인 자산 형성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운용사의 배만 불리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펀드를 해산하지 않고 채권형으로 전환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운용사는 수수료를 계속 챙길 수 있다"며 "결국 운용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공짜 점심은 없다"…커버드콜 상품의 눈속임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분배율(배당률)을 내세워 인기를 끄는 타겟커버드콜 ETF에 대해서도 '높은 분배율'이라는 숫자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분배율 7%)'을 출시하며, 기존에 비교적 높은 분배율(10% 이상)로 시장을 점유하던 상품들에 맞불을 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7%가 안전한 분배율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커버드콜 시장에 인기에 ‘분배금’ 대신 ‘안전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분배율 15%+배당)'은 지난 24일 기준 개인 순매수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얼마나 많은 개인 투자자가 커버드콜 ETF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7%와 10%이상의 분배율 비교에 대해서 존 리 대표는 "어느 쪽이 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투자자의 필요(Needs)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커버드콜 상품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고, 은퇴 후 배당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조언했다. 즉, 상품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커버드콜의 높은 배당률은) 공짜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커버드콜은 주가 상승 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하는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을 받아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이기에, 기초자산이 하락할 경우 원금이 손실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도 100%가 넘는 배당률을 제시하는 ‘일드맥스(YieldMax)’ ETF가 인기다. 사실상 투자자의 원금을 깎아 지급하는 배당인데, 당장 눈앞에 들어오는 돈이 많으니 투자자들이 마약처럼 찾고 있다. 존 리 대표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이런 복잡한 구조의 상품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금융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존 리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이 상품이 나에게 맞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의 전략은 '평범함', 지수에 장기 투자하라
존 리 대표는 시장이 혼란하고 신상품이 쏟아져 나올수록 투자의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수십 년간 강조해 온 원칙은 ‘장기 투자’와 ‘복리의 마법’이다.
존 리 대표가 말하는 ‘복리의 마법’이란, 주식 가치의 등락과 관계없이 꾸준히 사 모으면 결국 높은 수익률을 얻게 된다는 원리다.
그는 시장이 계속해서 폭락하는 최악의 상황이 와도 이 원칙은 변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주가가 떨어지면 무서워서 팔지만, 그때가 바로 주식을 더 사 모아야 할 때"라며 "날씨가 좋든 궂든 꾸준히 투자하는 것만이 자산을 불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개인 투자자를 위한 최고의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고 결론 내렸다. 존 리 대표는 "어떤 ETF 테마를 살지 고민할 필요 없이 코스피 200 같은 시장 대표 지수 ETF에 꾸준히 투자하면 된다"면서도 "원금을 잃을 위험이 큰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평범하게, 꾸준히 하는 것이 최고의 투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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