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준비한 미래에셋
삼성의 핵심 라인업 ETF와 동일한 컨셉
과거 김남기 대표의 커버드콜 ETF 비판 발언도 재조명

|스마트투데이=이태윤, 심두보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대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의 핵심 ETF와 거의 동일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론칭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과 사실상 동일한 구조로 파악된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코스피 200 위클리 콜옵션을 매도해 분배 재원을 마련한다.
◇ 베끼기 비판 피하기 어려워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2024년 12월 3일 상장된 ETF다. 이 ETF의 순자산은 상장 후 2개월 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로도 순자산은 빠르게 증가했다. 9월 5일 기준 순자산은 9231억 원에 이른다. 삼성자산운용의 ‘히트 상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잘 나가는 삼성자산운용의 ETF를 그대로 베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TIGER 200커버드콜 △TIGER 200커버드콜OTM 등 2개의 코스피 200 커버드콜을 운용 중이다. 다만 이들 ETF의 순자산은 각각 248억 원과 72억 원에 그친다.
A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2개의 코스피 200 커버드콜 ETF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동일 테마의 ETF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라며 “삼성자산운용의 히트 상품을 따라 움직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준용 부회장이 삼성자산운용을 겨냥해 껌 팔 듯 장사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면서 “삼성자산운용이 크게 앞서 있는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에서 따라잡기 위해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는 것 자체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 경쟁에 얼마나 초조한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 ”우후죽순 커버드콜 ETF” 비판했던 미래에셋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김남기 ETF운용부문 대표는 지난 1월 20일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TIGER ETF 기자간담회’에서 “커버드콜 상품이 우후죽순 상장되고 있다”며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이 과거 일본 사례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김남기 대표는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에도 다양한 목표 분배율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기초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뛰어넘는 과도한 분배금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혁신 없이 분배율을 높이는 과잉분배율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현금을 위해 세련되게 상품을 설계하겠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김남기 대표의 1월 발언과는 정면 배치된다. △이미 상장된 경쟁 ETF와 동일한 구조라는 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미 코스피200 커버드콜 ETF를 두 개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김남기 대표가 지적했던 과도한 분배금은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이슈이기도 하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최근 17~18%의 매우 높은 연분배율을 보이고 있다. 이 연분배율은 최근월 분배율을 연환산한 값이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이 설정한 목표 연분배율은 ‘연 15% + 코스피 200 배당 수익률’이다.
C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금까지 웹세미나나 유튜브에서 위클리 커버드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해왔다”면서 “이번 상품이 출시되면, 신뢰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