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방산 ETF 각축전 속…'유럽·소수 종목’에 승부수
사프랑, 라인메탈, BAE시스템즈, 레오나르도 등 주요 편입후보

사진=라인메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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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미 치열한 방산 ETF 경쟁에 뛰어든다. 현재 방산 테마의 ETF는 9개에 달한다.

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유럽방산TOP10’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상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본격화된 유럽의 재무장 움직임에 발맞춰, 방산 기업들의 성장세를 투자 기회로 포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날짜는 미정이다. 

시장에는 이미 9개의 방산 테마 ETF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방산TOP10,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방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방산TOP10 △신한자산운용의 SOL K방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우리자산운용의 WON 미국우주항공방산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유럽방산이다.

이 가운데 ACE 유럽방산TOP10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는 ETF는 HANARO 유럽방산이다.

HANARO 유럽방산은 지난 7월 29일 상장됐다. 이 ETF는 롤스로이스(ROLLS-ROYCE, 11.6%), 에어버스(AIRBUS SE, 10.6%), 사프랑(SAFRAN SA, 10.5%), 라인메탈(RHEINMETALL AG, 9.5%) 등 총 22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유럽방산TOP10 ETF’도 이와 유사한 편입 종목 구성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 가운데 체급이 큰 종목 10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력한 주요 편입 후보로는 사프랑(Safran, 프랑스), 라인메탈(Rheinmetall, 독일), BAE시스템즈(BAE Systems, 영국), 탈레스(Thales, 프랑스), 레오나르도(Leonardo, 이탈리아)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유럽 재무장’ 정책의 핵심 수혜주로 꼽히는 기업들이다.

유럽은 러시아의 추가 군사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국방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재무장 계획(REARM Europe)’을 발표하며 역내 무기 조달 체계와 국방력을 독자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등 외부 무기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유럽 자체적인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명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이라는 슬로건은 현재 유럽의 방위산업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유럽의회 입법 동향 보고서 (Legislative Train Schedule)에 따르면, 유럽 의회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15억 유로(약 2조 2000억 원)의 EU 공동 예산을 배정했다. 보고서에서는 EU에서 조달된 부품 사용을 강조하고, 해외 부품 투입을 35%로 제한하며, 긴급 탄약 및 미사일 수요를 제외하고 방위 제품 설계에 대한 EU의 통제를 확립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은 냉전 종식 이후 ‘평화 배당(Peace Dividend)’을 누리며 국방 예산을 대폭 삭감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군비 축소 기조가 이어졌고, 삭감된 예산은 복지 지출로 전환됐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이 유럽 군비 증강의 시발점이 됐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 군사비 증액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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