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폐점·무급휴직으로 ‘긴급 생존경영’ 돌입
MBK, 인수 금융 루머 반박…평판 방어 총력전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와 이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보유한 사모펀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MBK파트너스는 시장에서 나오는 부정적 의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13일 홈플러스는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15개 점포를 폐점하고,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제도를 시행하는 등의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전체 임직원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가 전 M&A를 통한 회생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최후의 생존경영에 돌입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이 시행된다.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임원 급여 일부 반납 조치도 회생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유지된다.

이 같은 고강도 생존 전략 발표와 같은 날,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시장의 부정적 지적에 대한 입장문을 내놨다.

MBK파트너스는 “일부 매체 보도에서 자사가 5조 원 차입금으로 홈플러스 인수대금을 충당했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실제 인수 구조는 3조 2000억 원의 자기자본 투자와 2조 7000억 원 수준의 인수금융으로 조달됐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홈플러스 부채 약 3조 원 중 1조 3000억 원은 테스코(전 소유주)로부터 빌린 고금리 차입금이었으며, MBK 인수 뒤 국내 금융기관 차입으로 차환됐다”며 “나머지 단기 차입금은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유동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MBK파트너스가 입장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6월 13일에는 보유 주식을 전량 무상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앞선 두 차례의 입장문은 홈플러스 회생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입장문은 사모펀드 평판을 방어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상반된 대응은 사모펀드와 피투자기업 간 잠재적 갈등 가능성을 시사한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홈플러스의 긴급 생존경영 체제 돌입은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자구노력이 전혀 없는 채 또다시 회사를 쥐어짜는 것”이라며 “홈플러스의 브랜드 가치는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는 매장에 있는데, 이 매장을 포기하는 것은 곧 홈플러스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MBK파트너스가 분할 매각 없이 통매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결정은 그 약속을 뒤집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생존경영 체제 도입 사실을 임직원에 알린 조주연 공동대표는 MBK파트너스가 2021년 영입한 전문경영인(CEO)이다. 또 다른 공동대표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으로, 그는 김앤장에서 M&A 전문 변호사로 경력을 쌓다가 2005년 김병주 회장의 제안으로 MBK파트너스에 합류했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동 관리인은 조주연 공동대표와 김광일 공동대표다. 관리인은 회생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채권자 이익 보호를 위해 법원의 감독 아래 공적 수탁자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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