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사주 5200억원 매입·소각 발표..총 1.76조 주주환원

KB금융지주 CI [출처: KB금융그룹]
KB금융지주 CI [출처: KB금융그룹]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하루 전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 주가가 6일 오전장에서 6% 넘게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5조782억원을 기록해,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 최초로 순이익 5조원 클럽에 진입했지만, 주주환원정책이 여의도 증권가 기대치에 못 미쳤다.

지난 5일 KB금융지주는 지난 2024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작년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 13.51%에서 13%를 초과한 자본 1조7600억원을 올해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에 52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약 1조2400억원을 현금배당에 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3년 주주환원 규모는 2조2백억원으로 2조원을 웃돌았다.

[출처: KB금융그룹]
[출처: KB금융그룹]

그러나 작년 10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서 은행권 최고 밸류업 이행을 약속하면서 기대감을 높인 탓에 1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전망한 증권가는 크게 실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환경이 비우호적이긴 했지만,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은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보다 미흡했다"며 "구조적으로 주주환원 예측 가시성이 낮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기대되는 자사주 규모가 1조원을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 상승 영향으로 기대 수준보다 낮은 자사주 규모가 발표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이 전기 대비 33bp(0.33%p) 하락한 탓에 주주환원여력이 크게 감소됐다"며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당사 추정치 1조원의 절반 수준인 5200억원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이에 KB금융지주 주가는 6일 오전 10시 42분 현재 전장 대비 6.5% 떨어진 8만5100원을 기록 중이다. 이틀째 하락한 끝에 9만원대 주가가 8만원대로 내려섰다.

반면 실망하기는 너무 이르고, 하반기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정 자산 성장 기반 아래 일회성 손실 축소까지 겹치며 올해 순이익은 5조3천억원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환율이 안정화 시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액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9494억원에서 9706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비해 CET1비율 수준과 자사주 규모가 다소 아쉬웠다"며 "올해 총주주환원율 43% 달성을 위해 1조1천억원 내외의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조삼모사가 아닌 절대 CET1 상향 관리 노력의 절실함이 다른 은행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기초체력이 다른 은행들보다 우월하다는 점에서 하반기에 기대 수준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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