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현 회장 국감장에서 손 전 회장 대출해명 '진땀'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부당대출 논란의 주역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19일 사위를 맞는다. 임종룡 현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이하 '국감')에 주요 금융 지주사 회장으로는 이례적으로 국감 증인대에 오르는 가운데 손 전 회장의 자녀 혼사 청첩이 빈축을 사고 있다.
◇임종룡 회장, '국감 첫 증인' vs. 손태승 전 회장 청첩 '빈축'
일각에서는 장례 등 예기치 못한 일정이 아닌 자녀 혼사임에도 전, 현직 행원들에게 무분별하게 청첩했다며 손 전 회장의 경솔함에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있다.
우리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은 오는 19일(토) 오후 2시 서울 신사동(압구정로 36길)에 소재한 S교회 선교관에서 장녀 H양의 혼사를 앞두고 있다. 사위는 정채봉 전 우리금융 집행부행장의 장남 H군이다. 손 전 회장은 우리은행 전현직 직원 등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최근 자녀 청첩 소식을 전했다.
◇임종룡 회장, 잇딴 금융사고에 국감 증인대 오르다..금융지주 회장 첫 사례
앞서 국회 정무위는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및 관련 법인에 대한 부당대출 경위와 늦장 대응 등을 추궁하기 위해 임 회장을 국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관련기사 : 국감 증인대 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복현 인사개입 부인(입력 2024.10.10 15:55)
금융위원장을 지내는 등 정통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은 정무위의 이같은 증인 요청에 직접 참석키로 했다. 주요 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증인대에 처음 서는 터라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의 국감 증인 참석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회장 취임 이후에도 연이어 불거진 우리은행의 잇딴 금융사고가 그를 국회 증인으로 나서게 한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금감원 "부당대출은 우리금융 내부통제 미작동이 원인" 잠정결론..검찰통보
금감원은 지난 7일,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저축은행 및 우리금융캐피탈 수시검사 결과를 서둘러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 1월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A법인에 신용대출 7억원을 내줬다. 대출을 신청한 건 우리은행 출신의 A법인 재무이사. 금감원은 "우리은행을 퇴직하고 해당 법인에서 재무이사로 근무하면서 자금 등을 관리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저축은행의 일부 직원은 대출에 대한 부적정 의견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대출과 우리금융캐피탈의 대출 만기 연장 시점은 모두 손 전 회장이 퇴임한 이후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느슨한 윤리의식과 내부통제 미작동 등이 계열사부적정 대출 원인으로 판단하고, 해당 대출 차주와 관련자 대출금 유용 등 위법 혐의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검찰측에 이미 넘겼다.
◇정채봉 전 우리은행 부행장, 5년전 예비사돈 대신 국감 '수모'
손 전 회장 외에 또 다른 혼주인 정채봉 전 우리은행 집행부행장은 지금으로부터 5년전 국감에서 예비사돈인 손 전 회장을 대신해 국감에 증인으로 나섰던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임 회장, 손 전회장과 정 전 부행장은 이른바 '우리은행의 국감 3인방'으로 불린다.
2019년 10월 국감에는 DLF 피해자가 직접 나와 원금 회복을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자신을 가사도우미 일을 한다고 소개한 A씨는 그해 3월 우리은행 위례지점에서 독일 국채 연계 상품에 가입했다가 반년만에 투자금(1억원)의 63.5%의 잃는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이 없을 것이라며 은행 부지점장에게 가입을 권유받았다는 게 골자다. 가입 당시 ‘100% 원금 손실’을 언급했다면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는 은행과 부지점장이 원망스럽다며 울부짖었다.
A씨의 이같은 읍소와 국회의원들의 잇딴 질타에 정 전 집행부행장은 "(은행)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못한 데 뼈저리게 생각한다”면서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머리를 깊이 조아렸다.
◇우리은행 OB들 '부글부글'..부분별한 청첩 등 안하무인에 '한숨'
우리은행퇴직자(OB) 모임에서 손 전 회장과 정 전 부회장의 청첩이 참석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모임에 참석한 B씨는 "손 전 회장 등의 불법 대출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자중해야 할 시기, 손 전 회장이 무분별하게 청첩장을 돌렸다. 그의 안하무인적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고 허탈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모임 참석자는 "자녀 결혼 청첩은 부모 장례 같은 예기치 않은 애사가 아니다. 손 전 회장이 청첩소식을 직접 돌리지는 않았겠지만 최근 사회적 이슈 등을 감안해 소문나지 않게 혼사를 치루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