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에 1호 타이틀 뺏기고, 주주환원 부담까지 가중
2분기 보통주 자본비율 13% 사수가 난제
`1번 타자` 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발표 관심
![[출처: 각 사]](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7/54892_48508_4137.png)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은행 지주회사들이 하반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발표를 앞두고, 메리츠금융그룹 때문에 킹받았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월 기업공시채널 KIND에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 발표를 예고해서, '밸류업 공시 1호'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KB금융은 4분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달 후 우리금융그룹은 KB금융보다 먼저 3분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선수를 쳤다.
잠잠하던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난 4일 국내 금융지주회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으면서, '밸류업 1호' 금융지주회사 타이틀을 가져갔다. 게다가 내년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파격적인 밸류업 목표를 제시하면서 후발주자들을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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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류업 발목 잡은 보통주 자본비율
밸류업 대표주인 은행지주회사들은 메리츠 못지 않게 시장의 기대치를 맞춰야 하지만, 메리츠만큼 주주환원을 할 수 없는 처지다. 은행의 기본인 건전성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지주회사들은 건전성 핵심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을 토대로 주주환원정책을 결정한다. 은행권은 암묵적으로 CET1 비율 13%를 적극적인 주주환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작년 말 기준 13%를 넘은 은행지주회사는 KB, 하나, 신한 등 3곳이다. 올해 2분기는 13%를 사수하기에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하반기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앞서 발표한 메리츠금융지주의 사례는 국내 금융지주의 피어 프레셔(비교그룹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꼬집었다.
나 연구원은 "환율 상승과 대출 성장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주요 은행의 CET1 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신한지주, 하나금융의 경우 분기 CET1 비율이 13%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2분기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량 상승한 데다 예상보다 높은 은행 대출 증가로 위험가중자산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2분기 CET1 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출처: 하나증권]](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7/54892_48507_4039.png)
◇ 우리금융, 3분기에 무엇을 내놓을까
4대 시중은행 지주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13%를 넘기지 못한 우리금융지주가 3분기에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겠다고 했을 때, 여의도는 기대 반 의구심 반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우리금융지주 분석 보고서에서 "은행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가 올해 3분기에 예정돼 있다"며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CET1 비율을 좀 더 세분화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 도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다만 1분기 우리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11.95%로, 총주주환원율 상향을 기대할 수 있는 비율인 13%를 밑돈 데다, 2분기에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시장의 눈높이를 맞출 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란 뜻이다.
정 연구원은 "본격적인 총주주환원율 상향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높은 자본비율이 필요하다"며 "M&A(인수·합병)를 통한 비은행 이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또한 주주환원 여력을 당장은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메리츠금융그룹처럼 단기간에 파격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