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부사장 "(증권사 추가 인수) 반드시라기 보다 나중에 검토"

우리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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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3일 자회사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014년 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지 10년 만에 우리투자증권이 부활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업에 진출할 발판으로 포스증권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증권사와 보험사를 동시에 인수하는 일석이조의 포석이었다.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은 3일 포스증권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큰 장점 중 하나는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을 거의 소모 없이 증권업에 진출하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정수 부사장은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축적된 여유를 가지고 보험회사를 한 번 들여다볼 것"이라며 "무리한 인수라든지 오버페이(과도한 인수자금 지불)에 대한 부분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롯데손해보험 인수의향서를 제출해서 실사에 참여할 여유가 포스증권 합병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종금 1주당 포스증권 0.34주 비율로 합병하기 때문에 자금 부담을 최소화했다.

[출처: 우리금융그룹]
[출처: 우리금융그룹]

실제로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CFO)도 앞서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보험사 인수 "한도에 여유가 많이 있다"며 "현재 약 1조8천억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라 (중략) 시장에서 우려하는 그런 자본비율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증권은 지점이 하나도 없고, 우리종금 지점은 4곳뿐이다. 그래서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포스증권 말고 증권사 한 곳을 추가로 인수할 거란 소문이 있었다. 

증권사 추가 인수설에 관해서도 이정수 부사장은 "우리금융이 그걸(증권사 추가 인수) 반드시 염두에 두고 있다기 보다는 이번 증권업 진출을 계기로 해서 증권업을 영위하다가 전략적 필요성이 있거나 적정한 매물이 있다고 하면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사장은 "증권업 발전 계획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추가 검토할 예정"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우리금융그룹은 증권업이 이미 모바일 채널로 넘어간 상황에서 지점이 없는 점이 포스증권의 장점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대출이 없고, 우리종금과 사업이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았다.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실질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매스마케팅 쪽은 대면이 아니고 온라인 위주로 바뀌고 있고, (합병 증권사도) 지점을 많이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아주 가벼운 상황이 유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 대표는 "고액자산가 위주 대면영업 채널인 PB, WM을 축으로 쓸 생각"이라며 "매스(대중 영업)는 디지털 쪽으로 포스증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출처: 우리금융그룹]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출처: 우리금융그룹]

포스증권의 펀드수퍼마켓 앱과 우리금융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을 기반으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하고, 하반기 출시를 앞둔 우리은행 슈퍼앱 뉴원과 연계하면 소매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작년 말 기준 점포 711곳을 가진 우리은행의 지점망도 온라인 증권사 합병에 든든한 배경이 됐다. 증권사의 지점망이 딱히 필요치 않은 셈이다. 

가칭 '우리투자증권'의 10년 뒤 청사진은 기업금융 전문 투자은행(IB)과 디지털 리테일을 갖춘 10위권 증권사다.

포스증권 합병을 주도한 남기천 대표는 "우리종금이 가진 기업금융 50년 노하우에 포스증권이 가진 디지털 플랫폼 2가지를 기본으로 해서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우리금융이 가진 커다란 자산인 어마어마한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결합해서 시너지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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