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본입찰 불참하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집중
동양생명 자산만 롯데손보 2배 넘어
![우리은행 전경 [출처: 우리은행]](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6/53806_47331_3252.jpg)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막판에 롯데손해보험을 포기하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5대 은행 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보험업계 대어(大漁)를 탐색한 끝에 동양생명을 낙점했다.
최종 인수까지 완수한다면, 은행권은 물론 보험업계까지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함께 편입하겠다는 우리금융의 숙원이 연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출처: 동양생명]](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6/53806_47333_3530.jpg)
◇일주일 새 변심한 우리금융..롯데손보 23% 폭락
우리금융그룹은 28일 정오에 공시를 통해서 롯데손해보험 본입찰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1개월 안에 담판지어 공시하겠다고 기한을 못 박았다. 우리금융의 변심에 주식시장은 환호를 보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1.7% 올랐고, 동양생명 주가는 8.6% 급등 마감했다. 반면 롯데손해보험은 무려 23.6%나 폭락했다.
하루 전 동양생명은 "지난 25일자로 최대주주가 우리금융지주와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의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협상을 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관건은 인수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 인수가 엎어진 것도 인수가격 차이가 컸다는 시각이다. 금융권에서는 2조원에서 3조원대를 원한 JKL파트너스와 1조원대를 고수한 우리금융 사이에 간극이 너무 컸다는 말이 돈다.
실제로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은 지난 5월 초 포스증권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무리한 인수라든지 오버페이(과도한 인수자금 지불)에 대한 부분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공개 표명했다.
이에 앞서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CFO)도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인수 "한도에 여유가 많이 있다"며 "현재 약 1조8천억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라 (중략) 시장이 우려하는 그런 자본비율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보다 덩치가 크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며 "기업의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금융처럼 큰 금융지주회사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총자산은 14조9천억원인데 반해,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2배가 넘는 32조4천억원에 달했다. ABL생명 자산과 단순 합산하면, 50조원에 육박한다. 같은 값이면 롯데손보보다 동양생명이 더 싼 셈이다.
하나금융그룹을 제치고 순이익 3위로 도약한다는 장밋빛 그림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그룹의 자본비율 지표 추이 [출처: 우리금융그룹]](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6/53806_47335_3924.png)
◇3조 쓸 수 있지만..우리금융의 딜레마
증권업계는 우리금융그룹이 3조원 정도는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 인수희망가는 3조원 중반 이내로 추정된다"며 "목표 보통주자본비율 12%를 전제로 했을 때 3조원 중반이 상한선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이홍재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투자 필요성도 상존한다"며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우리금융 경영진의 의지를 고려하면, 인수 희망가와 조정순자산의 차이가 다소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3조원이 있다고 우리금융그룹이 다 쓸 수 있는 처지는 아니란 소리다. 포스증권과 합친 우리종합금융을 우리투자증권으로 키워야 하고, 금융당국 눈높이에 맞춰 보통주자본비율을 관리하면서 재무건전성도 지켜야 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롯데손해보험 본입찰 하루 전 우리금융지주 이사진을 만나서 시중은행 지주회사 중 가장 낮은 자본비율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2.0%로, 13% 안팎인 금융지주회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KB금융 13.4%, 신한금융 13.1%, 하나금융 12.9%에 이어 4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