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4.2% 소각 결의..총수일가 30.89%→32.5%
잔여 자사주 소각 땐 35.6%

삼성물산이 자사주 소각 프로그램 덕분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총수일가 지분율이 역대 최대치로 올라갈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2월 첫날 주식시장에서 삼성물산은 7% 안팎의 폭등세를 시현하면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특히 장마감 동시호가에 동적 VI가 발동되면서 마감이 늦어지더니 일중 최고가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7.75% 오른 14만8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에 따라 PBR이 1배 미만으로 낮은 지주회사들 주가가 너나없이 급등하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때마침 내놓은 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재료가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월 2023~2025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사주 2472만주(13.2%)를 향후 5년에 걸쳐 분할 소각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환원책 발표에 앞서 자사주 129만주(0.7%) 소각을 이미 발표했던 때문인지 지난해 환원책에 따른 자사주 소각은 진행되지 않고 해를 넘겼다.
그러다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와 함께 환원책에 따른 자사주 소각이 발표됐다. 올해 시가 1조원 상당으로 자사주 보유분의 3분의 1인 781만주(4.2%)를 소각하고, 2025년과 2026년에도 781만주씩 소각해 완전히 없애겠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발표때보다 소각 완료 시기가 당겨졌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5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키로 했으나 이를 3년으로 단축한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총수일가의 지분율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이번 (1차) 소각으로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 총수일가 지분율은 기존 30.89%에서 32.5%로 상승하게 된다"고 밝혔다.
최근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두 차례 매각 신탁 계약 체결로 31.8%에서 30.89%까지 낮아진 지분을 복구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판단이다.
그는 나아가 "남은 2년간 잔여 자사주 8.4%를 전량 소각할 경우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35.6%로 역대 최대치로 증가하게 된다"고 추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사주 전량 소각은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을 올리는 방법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분율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대주주라면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는 물론 단 1주를 가진 개인소액주주들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을 자사주 소각에 대해 적극 고려하라는 것으로 읽힌다. 삼성물산을 보자면 지분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덩달아 가치도 껑충 뛰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