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나무·모다이노칩, 11월말 한투 주담대 전액상환
한투증권, 강화된 주담대 정책 전방위 적용

이오플로우와 보로노이만이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을 타 증권사로 급하게 돌린 상장사 대주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스크 관리 강화'를 내세운 한국투자증권의 주담대 상환 요구에 대처할 여건이 안되는 대주주라면 시장에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푸드나무 최대주주인 김영문 대표이사는 지난 10월 중순까지 한국투자증권에 지분 7.34%를 담보로 하는 11월30일 만기 주담대 50억원을 갖고 있었다.
그달말 주담대 계약은 만기는 변동이 없는 가운데 담보 5.87%에 주담대는 40억원으로 줄었고, 그러다 30일자로 주담대 전부가 상환됐다.
한국투자증권 자리를 메꾼 것은 대신증권(10억원)과, 현대차증권(10억원), SK증권(5억원)이었다. 29일과 30일에 걸처 주담대가 실행됐다. 기존 대출처는 변동이 없고, 3개 증권사가 새로 차주로 등장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만 쏙 빠졌다. 나머지 15억원은 대환 없이 상환됐다.
모다이노칩 최대주주인 대명화학도 만기가 된 한국투자증권 주담대를 전액상환했다.
대명화학은 지난 2019년 2월 처음 한국투자증권에서 주담대를 일으켰는데 지난달 23일 현재 6.83%를 담보로 90억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다. 지난 1일자 지분 보고서에 따르면 대명화학은 11월30일 만기가 돌아오자 90억원을 전부 상환하고 한국투자증권 주담대를 없앴다.
한국투자증권 주담대 금액을 일부 상환한 곳도 있다. 서진시스템 전동규 대표는 지난 10월31일 한국투자증권과의 주담대를 내년 1월까지로 갱신했다. 지분 1.04%를 담보로 65억원의 주담대를 받았다. 직전에는 1.68%를 담보로 제공하고, 85억원의 주담대를 보유했다. 다만 전 대표는 비슷한 시기 한국투자증권 외에 타 증권사 주담대도 일부 상환했다.
지난 10월말 이오플로우 대주주가 한국투자증권 주담대 연장에 실패하고 11월 중순 100억원어치를 반대매매 당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보호예수가 걸려 매각이 원천 불가능한 주식을 담보로 맡긴 보로노이 대주주가 주담대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낳았다.
영풍제지 주가조작사태가 터지고 증거금률을 낮게 가져갔던 키움증권에서 4333억원의 미수금 발생 공시를 낸 것이 지난달 6일. 한국투자증권도 여타 증권사들처럼 이때를 기점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그러다 보로노이 주담대 연장 불가건이 불거졌고, 보로노이측은 한투증권이 리스크 관리 강화를 내세워 '부당하게' 상환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푸드나무 등의 사례가 발견되면서 한투증권의 강화된 리스크 정책이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대주주는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채 시장까지 알아봤지만 역시나 영풍제지 사태로 여의치 않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대주주로서도 예상치 못한 상환 요구에 직면할 경우 대환하거나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한편 11월 이후 활발하게 논의되던 대주주 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발표된 6개 부처 개각에 포함되면서다.
국회 청문회 등 최상목 후보자 선임이 당면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완화 논의는 후순위로 밀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럴 경우 연말 완화를 기대하고 버텼던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들의 회피 물량까지 연말 장세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