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 이사 사임..이사회 정상화 첫 단추"
"보수·영향력 유지 안돼"
"자사주 악용 안돼..자사주 전량소각해야"

KCGI자산운용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와의 완전 결별을 요구하고 나섰다.
KCGI자산운용은 2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대주주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 및 등기이사 사임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의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고 평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7일 주주환원정책과 기업기배구조정책 수립을 내놓으면서 현정은 그룹 회장이 올해말로 이사회 의장직과 함께 등기이사직을 사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에 측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현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KCGI자산운용으로서는 우선 1차 목표를 달성한 셈이 됐다.
KCGI자산운용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KCGI자산운용은 "주주대표 소송의 패소 당사자로서 사내이사 사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및 그 자회사로부터 급여수령 및 경영 의사결정의 영향력 유지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8월 사퇴 요구 당시 현 회장이 경영성과에 연동되지 않는 과도한 급여를 받고 있다며 특히 "주주대표 소송의 당사자가 그 대상이 되는 기업으로부터 급여를 수취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현 회장이 사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와 자회사들에서 보수를 받는 것은 물론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완벽하게 손을 떼라는 요구다.
KCGI자산운용은 이같은 맥락에서 "지난 10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했다"며 "해당 처분이 대법원에서 주주대표소송에서 패소한 현재의 최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우호의결권 확보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CGI자산운용은 "자사주 처분은 기존의 자사주 취득 목적인 '주주환원 및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의 용도에서 벗어난 결정"이라며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를 전량소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측에 매각함으로써 의결권을 되살려, 대주주측에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KCGI 자산운용 측은 아울러 "현정은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 그리고 기존 이사회 구성원의 임기 만료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의 독립성 및 투명성, 이사회 중심 경영 문화의 성공적 정착 여부가 향후 지배구조 개선의 열쇠가 될 것"이라며 감시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현대그룹을 압박했다.
한편 KCGI자산운용은 지난 8월말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