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앗! 뜨거".. 달궈진 지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앗! 뜨거".. 달궈진 지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지난 12개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기간이었다. 전 세계 약 73억 명이 최소 10일 이상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에 노출됐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네이처지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그 중에서도 4분의 1은 생존이 위험한 수준의 폭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분석 보고서는 환경 관련 비영리 기구 ‘클라이미트 센트럴(Climate Central)’이 주도했다. 

보고서는 “올해 극심했던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계속 태우는 한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지난 1년 여 동안 기후 변화가 특정한 극한 기상 재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년 동안 175개 국가, 920개 도시에서 인간의 산업 활동이 유발한 기후 변화가 매일매일의 기온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고 분석했다. 기온 데이터가 쌓일수록 연구팀이 느끼는 심각성은 더해졌다. 
 
연구진은 지난 12개월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섭씨 1.32도 높아 2015년 10월~2016년 9월에 수립된 이전 최고 기록 섭씨 1.29도를 돌파했음을 인지했다. 올해가 역대 최고 기온이었음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분석에 기반해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가 “2023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며 10월까지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섭씨 1.43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고서는 “올해의 더위는 지구 행성이 약 12만 5000년 만에 경험한 가장 뜨거운 온도였다”고 말했다. 

혹자는 올해의 경우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더위가 가속됐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임페이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 과학자 프리드릭 오토는 “지구 온난화의 대부분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해양 온난화 현상인 엘니뇨로 인한 기후의 자연적 변화는 훨씬 적은 영향을 미친다”고 반박했다. 인간의 개발 및 산업 활동이 주범이라는 의미다. 물론 그렇다고 엘니뇨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또 다른 무더위 기록 경신을 촉발할 수 있다. 

분석팀은 일일 기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컴퓨터 기후 모델과 비교했다. 기후변화지수(CSI) 측정값을 사용해 기후 변화가 전 세계 매일 매일의 기온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다. CSI 척도는 마이너스 5에서 5까지 10단계다. CSI 값이 0이면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가 기온에 미치는 영향이 감지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면 CSI 값이 양수이면 기후 변화가 기온을 얼마나 높였는지의 정도를 나타낸다. 음의 CSI 값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온도가 낮아짐을 의미한다. 

매일 매일의 기온 추적 결과 전 세계 73억 명의 인구가 기후 변화의 큰 영향을 받은 고온에 최소 10일 동안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개월의 전반기 동안 남미, 아프리카, 말레이 군도의 열대 지역에서는 CSI 값이 3 이상으로 나타나는 날이 많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크게 올랐다는 뜻이다. 이런 효과는 하반기에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가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는 자메이카였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위험할 가능성이 4.5배 이상이나 높았다. 과테말라와 르완다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높아지는 날이 4배 이상이나 늘었다. 

보고서는 또 인구 100만 명 이상인 700개 도시가 지난 12개월 동안 극심한 더위를 경험한 정도도 추정했다. 참고한 기온 데이터는 1991년부터 2020년까지였다. 분석 결과 37개국 156개 도시에서 5일 이상 연속 극심한 더위를 겪었고, 144개 도시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날짜 기준) 최소 2배 이상 높은 온도를 경험했다. 텍사스 휴스턴은 22일로 가장 길었고 이어 자카르타,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 인도네시아의 탕그랑, 중국의 퀴징이 연속으로 최소 16일 이상 극심한 더위를 겪었다. 전 세계적으로 19억 명, 즉 세계 인구의 24%가 5일 연속 폭염을 겪었다.

홍수, 가뭄과 함께 폭염은 치명적이며 수많은 이재민을 발생시킨다.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인간이 스스로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불균형이다. 피해는 불평등한 쪽으로 쏠린다. 
 
다른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폐지해야 할 필요성은 당연히 강조되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카스텐 하우스타인 박사는 “연중으로 기온을 추적해 비교하는 것은 특정하게 더운 달을 조사하는 것과 달리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계속 기온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지속 가능한 기온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립대학교의 기후학자 세실리아 콘데도 이 보고서가 기후 변화 원인 과학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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