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인 어스아일랜드(Earth Island)가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지속시키고 있는 글로벌 식품, 음료 및 소비재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어스아일랜드가 발행하는 어스아일랜드저널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 단체가 제기하는 여러 소송의 하나이며, 플라스틱 재활용 사기에 대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육지와 바다는 물론 강과 수로 모두를 오염시키는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코카콜라, 펩시, 네슬레 USA(현 블루트리튼브랜드) 등의 기업들이 대상이다. 이들 세 회사에서만 전 세계 브랜드 플라스틱 오염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어스아일랜드연구소는 "코카콜라, 펩시, 네슬레는 플라스틱 포장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 포장의 전체 수명 주기 탄소 발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히고 "소비자들은 이들 회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
소송을 위한 문서는 ”이들 3사가 소비자를 현혹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 가능하다고 광고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재활용 가능하다는’ 플라스틱이 실제로는 비용 및 노동 등 실질적인 제약으로 인해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회사들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재활용한다고 홍보해 왔다는 것. 어스아일랜드가 제기한 불만 사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인류 전체의 무게와 거의 같다. 그러나 재활용으로 순환경제에 들어가는 양은 전체의 10% 미만”이다.
소송은 결과적으로 이들 회사가 소비자를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해안을 오염시키고, 전 세계의 매립지를 채우고 있다. 그곳에서 인간, 야생 동물, 바다 및 수로에 해를 끼치고 있으며 대중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소송은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진행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의 15% 미만이 재활용된다. 고발되는 10개 회사가 각각 생산하고 판매한 특정 플라스틱 제품이 재활용 가능하다고 광고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증거도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고소장에는 소송 피고인 콜게이트가 치약 튜브를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광고하고 있으며, 범용 재활용 기호(세 개의 화살표가 삼각형 모양으로 뒤로 돌아가는 기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치약 튜브는 재활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소송을 담당한 Cotchett Pitre & McCarthy의 변호사 타이슨 리덴버거는 "대다수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들이 '치약 튜브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콜게이트는 제품에 재활용 기호를 붙였다. 사기다. 다른 많은 회사들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어스아일랜드는 이 소송이 여러 프로젝트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하고, 소송은 캘리포니아의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루어지며, "불공평하고 불법적이거나 사기적인 모든 행위에 대해 회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소송은 플라스틱 생산 또는 폐기와 관련된 건강 및 환경 피해, 재활용의 오류와 그린워싱 등으로 인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어스아일랜드가 관련 소송의 최전선에 서 있다. 2021년에 어스아일랜드는 블루트리튼 브랜드와 코카콜라를 상대로 두 건의 플라스틱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회사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쏟아내면서도 친환경이라며 그린워싱 문제를 제기했다. 어떤 소비재 기업이라도 플라스틱 처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으며 이는 이제 법적으로 강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어스아일랜드는 기후 위기와 관련해 석유 메이저들에 대해서도 소송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는 석유 및 가스 회사에 책임을 묻기 위해 수십 개의 주 및 지방 정부와 BP,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바일, 쉘 등 5개 사를 고소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롭 본타는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회사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조사할 방침도 동시에 발표했다.
어스아일랜드의 이번 소송은 이 같은 캘리포니아 주의 친환경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 플라스틱 오염의 배경에 석유 메이저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널리 알린다는 복안이다. 가스와 석유 부문에서의 탄소 배출뿐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책임은 모두 빅오일(Big Oil)과 빅플라스틱(Big Plastic)이 짊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