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신중한 접근" 조언

과천 코오롱타워 전경(사진제공. 코오롱글로벌)
과천 코오롱타워 전경(사진제공.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이 23일 주가 제한폭에 가까울 정도의 급등세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끄는 중동사절단에 동참한 김정일 대표이사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업체 2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협약 체결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네옴시티 등 중동사업을 수행 중인 건설사 등은 거꾸로 주가가 내림세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수혜주로 분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강세를 띄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 안팎의 분석이다. 최근 코스피가 7개월만에 2400선 아래로 내려앉고, 건설주가 대부분 고전하는 흐름 속에 코오롱글로벌만이 홀로 강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이 이날 발표한 업무협약(MOU)의 골자는 '사우디 국영수사원공사 발주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과 '인조잔디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이다. 

수처리사업은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가 발주하는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업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인조잔디 생산공장 업무협약 역시 코오롱글로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공장 건설이나 원료공급을 위한 무역 업무에 참여할뿐 실질적 공장 운영이나 사업은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글로텍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전에 코오롱글로벌은 몇 차례 업무협약(MOU) 체결소식을 알리며 중동진출을 시도해 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2020년 9월, 자회사인 코오롱모듈러스(현 코오롱이앤씨)가 아랍에미리트의 카옌그룹과 중동과 동유럽지역에 모듈형 주차타워 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추가 진행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2017년에도 2022년 두바이엑스포와 카타르월드컵의 특수를 기대하며 아랍에미리트 RHS그룹과 스마트글라스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눈에 보이는 사업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코오롱글로벌 상사부문에서도 스마트글래스 사업은 더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

이날 중동사절단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들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 보도자료를 잇따라 쏟아냈다. 이들의 주가는 거꾸로 미끄러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사우디라아비아 해수담수청(SWCC)과 담수화 플랜트에 소형모듈원전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주가는 오후 2시 47분 현재 전주말 대비 2.67%(900원) 하락중이다. 현대건설은 2800원(7.48%) 내린 3만4650원에 거래중이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사우디국부펀드와 자동차조립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계약을 맺어 공장건설 수주가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 함께 현재 네옴시티 터널공사를 진행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업무협약이 모두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무협약에 따른 지나친 기대감만으로 투자를 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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