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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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붐이 일었던 미국의 사이클링 문화가 급속히 사그러드는 분위기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지난해부터 자전거 붐이 심각한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클링이 대세로 정착한 유럽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정부를 비롯한 지자체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 한, 그 숫자는 증가세로 돌아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미국 스트리트블로그가 전했다. 

모빌리티 데이터 분석 회사인 스트리트라이트(Streetlight)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시정부 교통국이 자전거 이용자 수를 정확하게 산출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전후 자전거 이용 현황을 최초로 정량화한 데 큰 의미가 있다. 

미국의 자전거 이동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부터 코로나19로 미국 생활의 거의 모두가 흔들린 2020~2022년 사이에 37%나 급증했다. 1위를 차지한 뉴욕시에서는 그 기간 자전거 이동이 거의 두 배 증가했으며, 샌디에이고(71%), 베이커스필드(70.8%), 라스베거스(69.6%) 등도 그에 못지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자전거 이동의 증가는 대부분 팬데믹이 발생한 첫 2년 동안 이루어졌을 뿐, 100대 대도시 중 65개에서 2022년 자전거 이동량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보고서는 도시의 자전거 인프라 구축 정책의 이완이 자전거 이동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정하지 못했다. 

스트리트라이트의 콘텐츠 담당 에밀리 애들러 이사는 "2022년의 경우 몇 가지를 시사한다. 더 많은 자전거 전용 인프라 투자, 특히 안전에 대한 조치가 촉진되지 않을 경우 자전거 붐이 식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전거를 더 많이 타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자전거 인프라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은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총 숫자는 3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애들러는 이번 보고서가 자전거 이동이 과거의 자동차 이동을 얼마나 대체했는지, 그리고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얼마나 많이 자전거로 이동했는지를 숫자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또 도시 거주자들이 운동이나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한 비중도 정량화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는 도시에서의 자전거 붐이 둔화되고 있는 이유, 자전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유용한 데이터라는 평가다. 보고서가 조목하는 곳은 오레곤 주 포틀랜드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자전거 친화적인 커뮤니티인데, 실제로 2019년 이후 자전거 이동량은 오히려 7% 감소했다. 사이클링 메카 매디슨은 1인당 연간 일평균 자전거 이동 순위가 전국 8위에서 24위까지 떨어졌다. 이는 역으로 다른 일부 도시들의 자전거 이용이 급증했음을 반증한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미국인의 자전거 타기에 대한 새로운 문화가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용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다면 2022년의 감소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 대응과 전국적인 교통 과잉 해소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점에 자전거 붐이 식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차에서 내려 안장에 앉혀 뉴노멀로 정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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