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 파업 확대…미 대선 기후 전쟁으로 비화되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전미자동차노조(UAW: United Auto Workers Union)가 임금 인상과 복지 증대를 요구하며 벌이는 파업이 확대되고 있다. 디트로이트 소재 빅3 자동차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 수는 2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ICN(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은 내년 백악관 탈취를 노리는 공화당이 이번 자동차노조의 파업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정책을 비난하고 친환경 기조를 꺾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하고 관련 게시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에서 “조 바이든이 피켓 라인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미시간에 왔다. 그러나 미시간 주의 자동차 노동자들을 실업의 길로 내몬 것은 바이든의 정책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또 "바이든은 당신(노동자)을 중국에 팔고 있다. 그는 당신을 환경 극단주의자들과 급진 좌파에게 팔고 있다"면서 바이든의 기후 대응 정책을 비난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공화당 대선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에 의해 앵무새처럼 거의 그대로 옮겨졌다. 노스다코타 주지사 더그 버검은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기후 변화가 아니다. 바이든의 기후 정책이다”라고 더 노골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우리(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는 불과 몇 년 만에 에너지 독립을 달성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은 취임 첫날부터 에너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세계 대부분이 악화되는 기후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전례 없는 속도로 청정 교통 및 에너지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전미자동차노조 파업은 가장 최근의 문화 전쟁의 화두이자 2024년 대선의 새로운 최전선이 되었다.

공화당의 메시지가 파업 중인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는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고 전기차에 대한 경멸을 표명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숀 페인 UAW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그 사람은 우리 노동자들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노동계급이 무엇을 대표하는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억만장자이며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고 그게 이 나라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이상의 전기 자동차(EV)가 판매되었으며 이는 전체 신차 판매의 14%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리고 2023년 상반기 동안 미국에서만 67만 대 이상의 하이브리드 및 EV가 판매되었다. EV 및 배터리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조업체도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새로운 녹색 에너지 허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적어도 미국에서 이러한 성장의 대부분은 지난해 통과된 민주당의 대대적인 지출 패키지, 인플레이션감소법을 통해 청정에너지 및 기후 노력에 사용할 수 있는 약 3700억 달러, 그리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바이든의 대표적인 정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법이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하는 공화당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하원의 소수 우파 강경파 그룹의 주도로 공화당 의원들은 연방 예산 협상 과정에서 인플레이션감소법의 청정에너지 세액 공제에 대한 지출 삭감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기후 대응을 위한 정책 전쟁은 이번 자동차노조 파업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모양새다. 공화당은 정부 폐쇄(예산 파산)를 위협하고 있다. 의회가 시의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연방 직원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이상의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의회가 국가 홍수 보험 프로그램을 재승인하지 않으면 홍수 보험에 가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해 기후 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사회에서는 수십억 달러의 연방 재난 지원금이 보류될 수 있다.

오하이오주 공화당 상원의원 J.D. 밴스는 바이든의 기후 의제를 억제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밴스의 법안은 EV에 대한 연방 세금 공제를 없애고 미국산 휘발유 자동차에 대해 새로운 7500달러 세금 공제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그는 이 법안이 “바이든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뒤집음으로써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밝은 미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