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사고 '책임인사'에서 2세승계 포석까지 다양한 해석 '눈길'

대보건설이 1년도 못돼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했다. 인사 시기 역시 평소 대비 두 달여 앞당겨 인사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었던 긴박한 이유에 투자자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에 따른 책임을 묻는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보건설은 GS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했고, 해당 사고로 인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각각 영업정지 8개월과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4일 대보건설은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1일자로 새 대표이사에 권오철(55세) 건축사업본부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원태 전 대표이사는 이번 인사로 인해 10개월만에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DL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출신인 김 전대표이사는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양질의 수주'와 '전사적인 안전관리'를 역설했다. 또한 '원가 관리'와 '현장-본사간 팀워크'를 내세운 바 있다.

1991년부터 건설업에서 잔뼈가 굵은 김 전대표이사가 1년도 지나지 않아 교체될 만한 뚜렷한 이유는 검단 사고를 빼면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전 대표이사 취임이후, 대보건설은 올 들어서만 7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주택사업을 확장해 온 때문이다.
옥의 티가 검단신도시 사고이다. 지난 8월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에 연루, 대보건설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각각 영업정지 8개월과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금리인상과 공사비 상승 등 건설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다짐했던 김 전 대표가 말과 달리 실질적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탓이란 의견도 일부 흘러나오고 있다.
신임 권오철 대표이사는 김 전 대표와 달리 내부에서 중용된 케이스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권 대표이사는 2017년 대보건설에 입사해 아파트, 대학캠퍼스 현장소장을 역임하는 등 건축사업본부를 이끌어 왔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뿐만아니다. 일각에서는 올해 75세가 된 최등규 회장이 2세 승계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권 대표 나이가 55세로 이전 대표이사들에 비해 크게 젊어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최 회장의 2세인 최정훈(79년생), 재훈(80년생)씨는 현재 각각 (주)이도 대표이사와 대보정보통신 부사장을 맡고 있다.
두 형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 영역이 달라 업계에서는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건설부문(대보건설·대보실업)을 장남인 정훈 씨가 맡고, 정보통신 및 유통부문(대보정보통신·대보유통)은 차남 재훈 씨가 각각 나눠맡는 그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보건설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신임 권 대표는 현장형 경영자로서 건설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