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현대건설 노심초사...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한숨 돌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어급 정비현장에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대형건설사에 주택하자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이번 하반기부터 연 2회 반기별로 하자판정건수가 많은 상위 20개 건설사 명단을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하심위)에 접수된 하자심사 건수와 심사결과 하자로 판정된 현황 정보를 건설사별로 공개해 시공 품질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하심위는 법원을 대신해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하자발생을 해결하는 국토부 산하기구다.
이번에 공개된 하자현황에 따르면 하심위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평균적으로 연 4000여건의 하자와 관련한 분쟁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90% 정도가 하자여부를 가리는 하자심사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분쟁조정·재정 등에 해당한다.
하자판정이 이루어진 건수 1만 706건 중 실제 하자로 판정 받은 비율은 60.5%(6481건)으로 주요 하자유형은 균열·누수·주방후드·위생설비 기능불량·들뜸·탈락 결로·오염·변색 등이다.
국보투가 건설사별 하자판정 건수를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하심위 개최현황과 하자 심의 신청 현황만 공개했었다.
국토부가 발표한 하자판정건수 상위 20개 건설사 명단에는 GS건설, 계룡건설산업, 대방건설, 에스엠상선, 대명종합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동연종합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효성중공업, 중흥토건, 현대건설, 엘로이종합건설, 삼정기업, 한양, 신호건설산업, HDC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 대상종합건설가 이름을 올렸다.
◇ 대어급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하자수 불리하게 작용?
건설사별 하자현황이 공개되면서 하반기 대어급 정비사업현장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대형사들의 전략에도 변수가 생겼다.
부동산 전문가는 "새 아파트에 들어가는 순간 보이는 작은 하자들조차 입주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며 "고급 아파트를 추구하는 대어급 정비사업장에서 하자가 많은 건설사 브랜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동작구 노량진1족친구역, 송파구 가락프라자, 부산 부산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2-1구역 등 대어급 정비현장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순위 상위권 건설사들이 자존심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을 가진 한양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 입찰에 참가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하자현황 순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은 국토부가 26일 발표한 하자판정건수 상위 20개 건설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포스코이앤씨는 빠졌다. 현대건설은 598건의 하자심사 접수 중 28.4%인 170건이 하자로 판정돼 하자수 많은 건설사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하자판정건수 상위 20개 건설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모두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최고급 단지로 구현하겠다는 제안을 하며 조합원 마음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특화상품으로 최고급 단지를 구현한다는 전략하에 단지명을 '디에이치 여의도 더퍼스트'로 제안했다. 하이퍼엔드 주거시장을 선도하는 노하우에 여의도에 최초로 선보일 디에치의 상품을 더해 최고의 가치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달렸다.
포스코이앤씨도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하고 포스코그룹의 강점인 우수한 철강재와 초고층 기술력을 총동원해 하이엔드 주거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파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도 하자수 판정에 희비가 엇갈렸다.
GS건설은 하자심사 접수된 세부하자수 3062건 중 52.6%인 1612건의 하자로 판정돼 하자수 많은 건설사 1위에 이름을 올렸고, 현대엔지니어링은 명단에서 빠졌다. 최근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와 잇단 악재를 벗고 이미지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GS건설에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지난해 아파트 시공실적에서 GS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보다 2.9배 많은 실적을 올렸다. 물량이 많은 만큼 하자수도 많을 수밖에 없지만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세부사항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은 약 4만5800㎡ 면적을 재건축해 지상 34층 높이로 1068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3.3㎡당 공사비는 780만원 수준으로 총 공사비는 5050억원 규모다.
예정공사비가 1조원에 달하는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수주전에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의 맞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15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금호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호반건설 등 7개가 참석했다.
이중 10대건설사 중 하자수 많은 건설사 20개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건설사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3곳이다.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에은 삼성물산과 올해 정비사업에서 최대 실적을 쌓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맞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이 곳은 약 13만 6727㎡ 면적에 2000가구를 공급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양사 모두 하자수 많은 20개 건설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만큼 건설사의 브랜드와 공사비가 수주 성패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