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화석연료 시대를 마감하는 선봉에 서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럽연합은 지난 5월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이 화석연료 발전을 넘어섰다. 풍력과 태양광이 전체의 31%를 차지, 화석연료의 27%를 4%포인트나 앞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지구온도가 가장 빠르게 올라가는 지역이 유럽대륙이란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럽 내부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을 이끈 나라는 소위 유럽 안에서도 부자라는 중북부가 아니었다.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한 포르투갈이 주인공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현재 생산되는 총 전력의 51%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웃 스페인으로부터의 전력을 수입하는 에너지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포르투갈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종래는 수력 발전이 많았지만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발전량도 비례해 줄었다. 대신 태양과 바람으로 전환했다.
지금까지 전한 내용은 모두 본보가 앞서 <유럽에서 드디어 풍력ㆍ태양광이 화석 발전을 추월(입력 2023.06.09 08:05)>, <포르투갈, 풍력 및 태양광 발전 비중 50% 돌파 ‘신기원’(입력 2023.06.01 07:40)> 등의 제목 아래 보도한 것들이다. * 자세한 내용은 위 기사를 클릭하면 된다.
그런 포르투갈이 또 다른 청정 에너지와 경제구축 도전에 나섰다. 바로 청정 수소다. 포르투갈이 북유럽 룩셈부르크와 재생 가능한 수소 에너지로 두 나라를 연결시킨다는 내용의 협력을 맺었다고 유럽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전했다. 포르투갈과 룩셈부르크 정부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핵심 협력 내용은 두 나라가 각각 자국에 재생 가능한 수소 연결로(회랑)를 만들고 두 나라를 수소관으로 연결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성명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특히 수소에 관한 한 유럽연합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풍력과 태양광 발전 면에서 유럽 최고의 국가로 자리매김한 마당에 수소 에너지 부문에서도 선두에 나섰다는 것을 보면, 포르투갈 정부는 향후 나라를 청정에너지 중심 국가로 발돋움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정책 역량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현 단계에서 벌써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룩셈부르크와의 협력은 결과적으로, 포르투갈이 새로 개발한 수소 에너지를 베네룩스 지역으로 수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양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로운 수소 회랑은 포르투갈 시네스 항구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를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다. 로테르담에서 룩셈부르크까지는 룩셈부르크의 내항인 메르텔 항구까지 연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포르투갈과 룩셈부르크 내부와 국가 사이를 수소 에너지 네트워크로 구축해 연결할 수 있다.
포르투갈은 현재 에너지 부문의 탄소 중립으로 가는 지름길에 위치해 있다. 오는 2025년에는 산티아고 지역 카켐 시의 43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태양열 농장이 세워진다. 이는 지난 2월에 공식 발표됐다.
두 나라는 나아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 비중을 더욱 높이기 위해 시네스 항구에 대규모의 수소 전해질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청정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공장은 포르투갈에서 가동되지만 북구까지 연결되는 수소관을 통해 유럽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룩셈부르크는 면적이 적고 항구도 부족하지만, 더 많은 재생 가능한 개발을 위해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북해에 인공 에너지 섬을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벨기에 및 덴마크와의 협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포르투갈과의 협력도 그 일환이다.
포르투갈은 재생 가능한 청정에너지 순 수출국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마도 룩셈부르크가 첫 번째 청정 수소 에너지 순 수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성명에 따르면, 협력 협정의 목표는 양국이 최적의 비용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베네룩스 지역으로의 재생 가능한 수소 수입을 위한 유럽 회랑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