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자가 발전 전기차(EV)가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미국과 유럽의 EV 전문 메이커들이 태양광 EV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소노 모터스(Sono Motors), 미국 앰테라 모터스(Aptera Motors), 네덜란드 라이트이어(Lightyear)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로, 이들이 개발한 태양광 EV는 상용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이들 EV에는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도 기본으로 장착돼 있어 차체에 부착된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충전과 자가 발전을 겸함으로써 일반 EV로서도 기능하는 한편,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특히 단거리 운전이나 시내까지의 출퇴근 용으로 사용할 경우 자가 발전한 전기만으로 충분, 연료에 관한 한 유지비는 무료가 된다.
그러나 태양광 패널의 효율이 낮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고급 패널의 경우에도 효율은 약 22%로 낮다. 패널을 부착하는 면적에 한계가 있는 자동차로서는 다소 불리하다. 따라서 현재의 태양광 EV 초기 모델들은 장거리 주행 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태양전지 패널 유리 기술이 상용화돼 차창을 패널로 바꿀 수 있다면, 조건에 따라 태양광 발전만으로 100~148km를 운전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노 모터스는 ‘소노 사이언(Sono Sion)’이라는 모델명으로 오는 2023년 중반부터 유럽에서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차 값은 기본 2만 5000달러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 3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차의 외관은 박스형의 5인승 해치백 스타일이다.
차체에는 465개의 태양전지가 달린 패널을 장착했으며 자체 발전으로 연간 약 90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소노 모터스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로린 한은 “하루 25km 정도 거리의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하면 무료 주행이 가능해 연료비를 들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장거리 운전용 차량을 보조하는 세컨드 승용차로서는 최고의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앱테라는 3륜차 스타일의 2인승 EV를 개발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일반 승용차와는 달리 바퀴에 모터(휠 모터)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이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차체의 모양도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해 새 또는 물고기를 연상시킨다. 앱테라는 미국에서 내년부터 EV 생산을 시작한다.
차량 가격은 2만 6000~4만 8000달러 수준이다. 최고급 프리미엄 모델은 배터리 완충 시 무려 1600km를 주행할 수 있다. 기본 모델의 주행 거리는 400km다. 자가 발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하루 최대 50km다.
라이트이어는 유럽 시장에서 올해 말 5인승 ‘라이트이어 0’ 모델을 출시한다. 앱테라와 마찬가지로, 휠 모터 장착과 함께 공기역학 이론을 적용했지만 외관은 일반 승용차에 가깝다. 리튬이온 배터리 완전 충전으로 62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최대 70km를 추가로 주행할 수 있다. 라이트이어는 태양광 EV 개발로 독일 잡지 오토빌드로부터 혁신 부문 ‘골든 스티어링 휠’ 상을 수상했다.
‘라이트이어 0’ 가격은 다른 태양광 EV에 비해 대단히 비싼 25만 달러다. 렉스 회프슬루트 CEO는 이에 대해 “초기 생산이기 때문에 다소 비싼 감은 있지만 생산이 늘어나면 가격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2025년 출시 예정인 ‘라이트이어 2’의 경우 가격이 3만 달러 안팎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유명 자동차 업체들도 유사한 컨셉트의 태양광 EV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댄 카멘 U.C. 버클리 에너지 담당 교수는 태양광 EV가 소비자들에게 재정적으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