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시장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본격 도입된지 6개월만에 총 수탁고 규모가 8000억원을 넘어섰다.
대표 상품인 TDF(Target date fund)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탁고 규모, 장기 수익률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7일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O클래스)는 85개로, 총 수탁고는 8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도입된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운용방법으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8000억원 규모의 디폴트옵션 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끌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 수탁고(1월18일 기준 이하)는 총 2876억원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한다. 그 뒤로는 KB자산운용(1132억원, 13.6%), 삼성자산운용(867억원, 10.4%), 키움자산운용(830억원, 9.9%) 등 순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 규모가 이들 3개사의 수탁고를 모두 합한 것보다 크다.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 중 가장 인기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다.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된 이후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며, 수탁고는 633억원까지 증가했다. 현재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 중 국내 최대 규모다.
TDF(Target date fund)란 대표적인 연금펀드 중 하나로,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된 상품이다.
가입자가 설정한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 주는 펀드로, 은퇴가 먼 초기 시점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다가 은퇴시점이 가까워지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방식을 활용한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처럼 펀드명의 숫자(2035)가 은퇴 예상 시점을 의미한다.
국내 TDF 시장은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으로 ‘미래에셋자산배분 TDF’를 출시하며 본격 시작됐다. 이후 자산운용사마다 다양한 전략을 담은 TDF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전체 TDF 수탁고는 9조7000억원으로,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조9000억원으로 39.7%를 차지한다. 삼성자산운용(17.7%), KB자산운용(12.6%), 한국투자신탁운용(11.6%) 등 타 운용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TDF 시장을 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3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우수한 장기 수익률로 분석된다. 연금 상품 특성상 장기 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에 편입된 펀드의 5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85개 펀드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가 1,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이 57.5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0’는 55.72%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상위 10개 중 5개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가 차지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WM연금마케팅부문 부문장은 “TDF 상품을 선택할 때 낮은 변동성과 꾸준한 장기 성과를 고려함과 동시에 투자자산의 비중 및 환헤지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차별화된 디폴트옵션 상품 제공을 통해 투자자 퇴직연금의 장기 성과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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