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등 리딩뱅크 제친 '쾌거'
삼성월렛 1866만 가입자·연간 88조 결제 파급력 '주목'
양사 CEO 만찬이 단초... 6개월 실무 준비 끝 '리딩뱅크 도약' 발판 구축

|스마트투데이=강민주 기자|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월렛'의 머니 및 포인트 사업 부문에 대한 단독 운영사로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이번 제휴는 단순히 금융 제휴를 넘어 우리은행이 디지털 경쟁력과 외형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며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금융권은 평가하고 있다.
◆ 1866만 가입자 기반·88조 결제 시장 장악 '예고'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은 삼성월렛은 현재 가입자 수가 1866만 명을 돌파했으며, 연간 결제금액은 지난 2016년 3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88조 6000억 원으로 약 24배 폭증했다. 누적 결제금액만 약 430조 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다.
우리은행은 삼성월렛의 머니 충전 및 포인트 연동 사업을 단독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경쟁 은행 대비 압도적인 모바일 유입 고객과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젊은층 신규 고객 유치와 함께 우리은행의 카드 및 대출 상품 등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상당한 시너지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총인구수를 고려할 때, 국내 성인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약 50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말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삼성월렛이 탑재된 삼성전자 스마트폰(갤럭시)의 시장점유율은 72%에 달한다. 성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삼성월렛이 탑재된 폰을 사용중인 셈이다.
우리은행이 이들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디지털 신규 금융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는 점은 경쟁 업체의 경계 대상이 될 수 있다.
◆ 삼성-우리, '오랜 주거래은행 관계' 결실
우리은행이 타 은행을 제치고 삼성웰렛의 파트너 금융사로 선정된 이유는 뭘까? 단독 제휴 배경에 우리은행이 삼성그룹과 맺어온 오랜 기간의 끈끈한 주거래은행 관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형 프로젝트의 논의는 임종룡 우리금융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 고위층 인사와 삼성전자 고위급 임원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처음 오간 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넘어선 양사 최고 경영진의 깊은 신뢰와 교감이 이번 단독 제휴의 단초가 된 것.
이후 우리은행과 삼성월렛 실무진은 약 6개월에 걸쳐 제휴 구조와 사업 모델을 정교하게 준비했다. 경쟁 은행들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러브콜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이 삼성의 파트너로 최종 낙점 받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가장 큰 거래를 맡길 파트너를 고를 때, 단순한 제안 조건 외에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주거래은행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제휴는 우리은행이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뱅크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삼성, LG, 한화, 포스코 그룹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집단의 주거래 은행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삼성의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포스코의 고 박태준 회장 등의 자서전에서도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만큼, 우리은행과의 좋은 관계를 향후에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유지로 남겨져 있다.
◆ 삼성월렛 머니·포인트..출시 3주만에 가입자 50만 돌파
삼성월렛 머니·포인트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실물 카드 없이 결제하고, 충전 또는 계좌 연계를 통해 포인트를 적립·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출시 3주 만에 가입자 5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이 국내 임베디드 금융 시장의 대어인 삼성월렛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우리은행은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전용 예·적금 상품을 내놨다.
‘삼성월렛 머니 우리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다. 기본금리는 연 0.1%지만, 삼성월렛 머니 서비스 연결 및 이벤트 기간 내 가입 시 200만 원 한도 내 연 3.4%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삼성월렛 머니 우리 적금’도 출시했다.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삼성월렛 머니 이용 고객에게 최고 연 7.5%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가입 기간은 6개월과 12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