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청담동 상권은 중대형 상가 4곳 중 1곳이 비어 있을 정도로 상가 공실률이 늘고 있다. 서울 주요 상권이 성수동 등으로 이동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임대료를 유지하는 것이 공실률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6~9월) 기준 서울에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청담동으로 23.6%를 기록했다고 뉴스1이 11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12.1%) 대비 약 2배 증가한 수치로 2023년 3분기(3.4%)와 비교하면 약 7배에 달한다.

청담동 상권 공실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는 비싼 임대료가 꼽힌다. 청담 일대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2020년 3분기 1㎡당 4만 7100원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해 3분기에는 6만 3000원을 기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임대료를 낮추면 건물 가치가 바로 하락하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쉽게 임대료를 조정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공실 장기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핵심 소비 상권이 청담동에서 압구정 로데오, 강남역, 성수동으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청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거에는 청담동이 럭셔리 핫플레이스로 상징성이 강해 먼 거리에서도 손님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른 지역에서도 고급 브랜드와 파인다이닝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위상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청담 일대 건물 임대업 관계자는 "과거 배우·가수 기획사 등 중소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청담을 주소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주소지가 주는 프리미엄 효과가 약해지면서 성수동 등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또 청담 상권 특유의 통임대 선호 현상도 공실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 대표는 "청담동은 오래전부터 건물 자체를 통으로 임대하는 구조가 잡혀 있어, 웬만한 대형규모 자본 업종이 아니면 들어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명동 상권은 활기를 되찾았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팬데믹 이후 한때 40~50%에 달했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올해 3분기 8.2%까지 떨어졌다. 전년 동기(18.7%) 대비 10.5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