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주도 품은 KODEX 코리아소버린AI, 국가형 소버린 AI ETF
소프트웨어에 초점 맞춘 1Q K소버린AI, 정책 모멘텀에 더 잘 반응할 듯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소버린AI’와 하나자산운용의 ‘1Q K소버린AI’ ETF가 맞붙고 있다. 두 상품 모두 정부의 AI 강국 전략의 축이 되는 ‘소버린 AI’를 테마로 하지만, 구성 종목에서 차이를 보인다.

시장에 먼저 상장된 것은 지난 9월 30일 출시된 1Q K소버린AI다. 23일 기준 순자산은 172억 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3주 뒤인 1월 21일 KODEX 코리아소버린AI이 출시됐다.

광범위한 KODEX 코리아소버린AI, 전력/반도체 포함

KODEX 코리아소버린AI는 한국거래소가 만든 지수인 ‘KRX 코리아 소버린 AI’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인 아크로스 테크놀로지(Akros Technologies)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도출된다. 4개의 키워드(AI 소프트웨어, AI 인프라, AI 반도체, AI 에너지)와 종목 간의 연관성을 수치화한 뒤, 지수에 포함될 종목을 추리는 방식이다.

다만 이 같은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이 키워드 방식에 따라 선정된 종목이 지수의 주제와 동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단점에 대한 우려는 KODEX 코리아소버린AI의 투자 설명서에도 담겨 있다. 투자설명서에는 ‘키워드 방식 특성상 공시나 뉴스 등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키워드 빈도수를 통해 종목의 관련성을 스코어링 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매출 등 정량적인 지표로 종목을 선정하는 것 대비 종목 선정 측면에서 해당 기업의 영위하는 주된 사업 또는 대부분 매출이 주제와의 관련성 등으로 괴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쓰여 있다.

10월 23일 기준, KODEX 코리아소버린AI에는 총 28개의 종목이 담겨 있다. 네이버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소버린 AI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포트폴리오 내 다수 포진한 전력주는 KODEX 코리아소버린AI의 테마 집중도를 다소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트폴리오 내 효성중공업,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일렉트릭, LS 일렉트릭, 비에이치아이, 삼성전기 등의 종목은 전력 산업에 속한다. 전력 관련 기업은 AI 산업의 필수 물리적 인프라 공급자로서 간접적인 수혜는 가능하지만, AI 핵심 기술 주권 확보 및 AI 분야를 선도하는 '소버린 AI' 정책의 중심축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즉, 전력 종목은 AI 산업과 연결은 되어 있지만, 소버린 AI 전략 중 주요 기술 개발과 주체 역할을 맡지 않는 점에서 소버린 AI 관련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Q K소버린AI, 관련 매출 없으면 포트폴리오서 제외

하나자산운용의 1Q K소버린AI가 추종하는 지수는 iSelect K소버린AI이다. 이 지수도 KRX 코리아 소버린 AI와 마찬가지로 키워드 방식을 사용한다. 국가기관, 연구소 등 신뢰성 있는 기관의 자료를 활용하여 AI산업을 반영할 수 있는 키워드 선정하고, 선별된 핵심 키워드를 기준으로 기업 공시자료와 뉴스기사 키워드 점수화(NLP 모델)하게 된다.

iSelect K소버린AI 지수는 KRX 코리아 소버린 AI 지수와 마찬가지로 키워드 방식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KRX 코리아 소버린 AI 지수는 하나의 장치를 마련했다. 직전 사업보고서 기분 AI 산업과 유관한 사업을 영위하지 않거나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종목은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수 없다. 또 연관성이 적은 종목이 편입되는 문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시보고서 및 매출 분석, 시장평가, 애널리스트 의견 등을 종합한 지수자문위원회 자문을 통해 일부 종목을 편출입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구축했다.

이 과정을 거친 1Q K소버린AI의 포트폴리오는 소버린AI 테마를 상당히 잘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ETF는 총 15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LG CNS, 더존비즈온, 아이티센글로벌, 엠로, 다날, 신세계 I&C, 셀바스AI, NHN, 폴라리스오피스, 코난테크놀로지, 솔트룩스, 우리기술투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1Q K소버린AI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자체 AI 기술 사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같은 테마, 다른 방향성 지닌 소버린AI ETF

KODEX 코리아소버린AI와 1Q K소버린AI는 같은 테마의 ETF이지만, 포트폴리오 구성은 상당히 다르다.

KODEX 코리아소버린AI는 정부가 주도하는 ‘소버린 A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에 더해 AI 밸류체인 전반(반도체 및 에너지)까지 투자하는 ETF로 볼 수 있다. 즉, 투자자가 소버린 AI를 ‘AI 풀스택의 독립’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투자자에게는 KODEX 코리아소버린AI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반대로 1Q K소버린AI는 AI의 핵심을 자국이 AI 모델과 알고리즘을 독자적으로 개발·통제하는 능력으로 보고 있다. 즉, 전력 인프라와 반도체 등 하드웨어가 ‘필요조건’이라면 국가 기관·산업 현장에 실제로 굴러가는 모델·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이 ‘충분조건’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과 프로그램에 더 큰 모멘텀을 받을 ETF로는 1Q K소버린AI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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