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업계 대신 ‘금융 교육가’ 택한 존 리 대표, 전국 돌며 장기투자 설파
존 리 “국영수 대신 금융 교육…한국, 돈만 알면 세계 롤모델 가능”

존 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 사진=이태윤 기자
존 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 사진=이태윤 기자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존 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는 현재 금융 투자 업계를 떠나 ‘금융 교육가’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존 리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업계에 복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제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금융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전국을 다니며 교육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금융교육이 가장 절실하다며 ‘금융 문맹’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우리나라의 가계 자금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일본도 부동산 버블로 무너졌고, 중국도 지금은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주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현재 존 리 대표는 서울 송파구에서 조그만 금융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금융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주식 투자와 장기 투자의 필요성을 알리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충북 괴산에서 금융 교육 원정을 무사히 마치기도 했다.

지방에서 찾은 희망과 ‘산타모니카’의 꿈

미국 시민권자인 존 리 대표는 한국에서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최근 충북 괴산에서 강연을 진행한 뒤 “한국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비가 많이 오는 궂은 날씨에도 작은 도시의 도서관 강연장이 가득 찼다”며 “놀랍게도 그곳에는 주식 투자 동아리가 있었고, 월세 10만 원짜리 ‘희망 주택’을 제공해 젊은이들을 유입시키는 등 지방 소멸에 맞서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괴산군의 적극적인 금융교육 지원이 그에게 큰 감명을 준 것이다.

이어 그는 과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타모니카 해변에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존 리 대표는 “산타모니카의 한 자산운용사는 직원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일하고, 점심시간에는 서핑을 즐긴다”며 “한국도 전국 각지에 그런 자산운용사가 생긴다면 단순히 코스피 5000을 넘어, 아시아 금융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금융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사도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그는 “금융 산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1인당 GDP 8만 달러를 넘는 싱가포르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4642달러로 예상된다. 반면 싱가포르는 9만2932달러로 우리나라의 약 3배 수준이다.

‘국·영·수 교육’ 대신 창업·금융 교육을

존 리 대표는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장한다.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금융 교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처럼 수학 시험을 쉽게 내야 한다”며 “모두가 노벨상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공교육의 질이 낮아 기초 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존 리 대표는 “미국 교육의 철학은 ‘공부하고 싶은 사람만 깊게 하라’는 것”이라며 “그래서 노벨상이 대부분 미국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말 잘하는 소수의 미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지, 평범한 사람 모두를 상향 평준화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즉, 사람마다 다른 능력을 지니고 태어났는데 획일적인 교육을 강요하다 보니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이 이미 많은 장점을 갖춘 나라라며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의 총기 문제와 같은 단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은 이미 롤모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며 “딱 한 가지, 바로 ‘돈’에 대해 가르치면 된다”고 제언했다.

존 리 대표는 마지막으로 20~40대 청년들에게 투자 조언을 전했다. 그는 “△월급의 10~15%는 반드시 연금저축펀드에 넣을 것 △부자처럼 보이지 말고 오히려 ‘가난해 보일 것’ △어떤 ETF 테마를 살지 고민하지 말고 코스피200이나 S&P500 같은 지수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