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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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이은형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국내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서학개미들의 미 증시에 대한 사랑은 굳건한 모양새다. 코스피 랠리가 본격화한 지난 6월 이후에도 이들은 2조원 넘게 미국 주식을 더 산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기업 실적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보다는 미 증시에 대한 믿음이 상대적으로 더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의 국내 증시로의 머니 무브를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1은 5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기초로 지난 2일 기준 서학개미가 보관 중인 미국주식 규모는 1324억2774만 달러(약 184조207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연초(1097억1342만 달러)보다 227억1432만 달러(31조5956억 원) 늘었다.

서학개미가 보유 중인 미국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193조2846억 원)를 위협할 정도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코스피가 랠리한 지난 6월 이후에도 미국 주식을 15억3907만 달러(2조1421억 원) 순매수했다. 6월 이후 코스피 수익률이 18.65%로, 같은 기간 S&P500(9.07%)과 나스닥(12.47%)을 압도하지만 미국 주식 매수세는 이어진 셈이다. '머니무브'에 동참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6월 이후 스테이블코인 열풍에 확산하면서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인터넷(Circle Internet)을 7억6779만 달러(1조685억 원) 집중 매수했다.

세계 최대 이더리움(ETH) 금고로 여겨지는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 TECHNOLOGI)도 5억873만 달러(7080억 원) 샀다.

이외에 헬스케어 종목인 '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 GROUP INC)와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를 각각 4억45만 달러(5573억 원), 3억6965만 달러(5145억 원) 더 담았다. 코인베이스(COINBASE GLOBAL INC) 역시 3억3537만 달러(4668억 원) 순매수했다.

주가 변동과 손바뀜에도 서학개미의 테슬라와 엔비디아, 팔란티어 사랑은 여전하다. 서학개미 보관 주식 순위는 '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애플-마이크로소프트' 순으로, 3개월 전과 동일하다.

다만 레버리지 ETF의 비중은 다소 줄었다. 6월 초 나스닥100을 3배로 추종하는 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 보관금액은 31억754만 달러(4조3344억 원)였지만, 지난 2일에는 28억3749만 달러(3조9577억 원)로 낮아졌다. 순위는 6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ICE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 역시 28억4622만 달러(3조9699억 원)에서 21억8321만 달러(3조451억 원)로 급감했다. 순위는 7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

8위를 차지하던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은 27억4614만 달러(3조8303억 원)에서 23억8328만 달러(3조3242억 원)로 줄면서 11위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관세와 경기 둔화 우려, 금리 인상 지연 등이 겹치면서 서학개미들이 리스크가 큰 레버리지 ETF 상품 비중을 줄인 것으로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 고점 논란,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나오면서 서학개미가 주가 하락 시 충격이 큰 레버리지 상품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4월 급락장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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