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아스, 가구업황 악화에 반기순손실 85억으로 '자본잠식'
- 바이오업체 500억 . 이화전기 등 상폐기업 300억 총 800억 자금출처(?)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사무가구업체 코아스(대표이사 민경중, 위 사진)가 M&A시장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아스가 악화한 본업에서 자본잠식중인데도 불구하고, 자본과 부채를 포함한 총자산 규모보다 더 큰 800억원의 뭉칫돈을 M&A용으로 투입하겠다는 이상한(?) 계획을 밝힌 때문이다.
무엇보다 M&A 대상기업이 투자 성공여부를 장담하기 희박한 바이오업체에 대한 투자이고, 특히 이미 상장폐지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정리매매중인 종목을 대규모 매입,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아스는 상장폐지 결정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정리매매중인 이화전기 등 이그룹 상장 3사 주식을 대규모 매집하면서 해당 종목의 이상 폭등 현상의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 등 이그룹 상장 3사의 정리매매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됐고, 이아이디는 하루 늦은 2일부터 정리매매를 개시했다.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것이나 다름 없기에 이들 3사 종목들은 첫날 90% 안팎 일제히 폭락세를 나타냈다. 정리매매 종목의 통상적 흐름이었다.
그러다 전날(3일) 돌연 이들 3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화전기는 182.61%, 이트론 45.45%, 이아이디 110%씩 폭등했다.
드라마틱한 주가 흐름의 배후에 코아스가 있었다.
◇ 코아스, 이사회 열고 이화전기 등 정리매매 3사에 300억 투입 승인
코아스는 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들 3사에 대한 주식 취득 건을 승인했다. 총 300억원을 투입했다. 이화전기 5534만주(지분 25.28%) 인수에 108억원을 쏟았다. 인수 목적으로 "경영지배"라고 명시했다. 이아이디와 이트론에 대한 지분 매입 여부는 아직까지 공시되지 않고 있다. 이사회에서 정한 총투입액중에서 아직 192억원의 한도가 남은 만큼 이미 진행됐거나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 코아스, 신약개발 '노발티노빌리티'에 500억 투자 결정
코아스는 앞서 지난달말 항체 기반 신약 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지분 14.28%를 확보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HLB펩(구 애니젠)에도 투자한 데 이어 두 번째 바이오업체에 대한 투자로 제약바이오 신산업에 대한 본격적 진출 소식을 대내외에 알렸다. 코아스는 기관 투자 자금을 포함해 노벨티노빌리티 인수에 총 500억원을 투자,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 예정이다. 이를 위해 코아스는 노벨티노빌리티의 지분 14.28%를 인수하는 최대주주 지위 확보(경영권 인수) 투자약정서를 체결했다.
우선 오는 9월8일 3자배정 유상신주 인수에 150억원, 10월30일 CB(전환사채)로 150억원을 투입하는 데 이어 내년 3월31일 나머지 200억원을 신주 인수방식으로 투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 창업한 노벨티노빌리티는 특정 병의 원인을 무력화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에 특화된 기업으로 암, 면역 및 망막질환의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항체플랫폼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만성 및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 후보물질(NN2802)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1a임상을 마쳤고, 현재 1b/2a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전 임상 단계에서 미국의 발렌자바이오(ValenzaBio)에 선금 700만 달러를 받고 8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렌자가 미국 바이오텍 엑셀러린(Acelyrin)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기술개발 추진을 2년 이상 과도하게 지체하면서 노벨티노빌리티는 약정위반이라며 기술을 반환했다. 이 때문에 노벨티노빌리티는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하고도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한 바 있다.
◇ 코아스, 상반기 매출 19% 감소하고 당기순손실 88억..'자본잠식'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코아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상반기누적매출은 30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3% 감소했다. 영업손실규모는 19억원으로 지난해 반기손실 8274만원 대비 2169% 손실폭이 확대됐다. 상반기 누적당기손실은 88억원으로 손실폭 역시 전년동기대비 9배 가량 급증했다.
◇ 6월말 유동부채 808억 vs. 유동자산 320억..'돌려막기' 급급
6월말기준 코아스의 개별기준 총자산은 771억원(유동자산 320억원), 부채총계는 838억원(유동부채 808억원)으로 자본잠식액이 67억원에 달한다. 특히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성비율이 4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이른바 '돈맥경화'에 매우 취약한 재무구조를 띄고 있다. 그야말로 하루하루 자금을 돌려막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통상 적정 유동성비율로 20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민경중 코아스 대표는 “이미 지난 3월 바이오그룹 HLB와 함께 HLB펩(구 애니젠)에 공동투자하며 바이오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며 “이번 노벨티노빌리티의 전격적인 인수를 통해 글로벌 초대형 제약회사(빅파마)로 성장하는 꿈을 펼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홈퍼니싱업체 이케아(IKEA) 등장 이후 국내 중소 가구업체가 사실상 고사위기로 내몰린 가운데 코아스 역시 본업으로 더이상 버티기 어렵단 판단에 적극적으로 신규사업 찾기에 나선 듯 하다"며 "자본잠식중인 업체가 공격적 M&A에 나선 사례는 흔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1964년 전북 출신인 민경중 대표는 전주고,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언론인 출신의 경영 전문가이다. CBS 북경특파원, 노컷뉴스 창간, 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방송·통신·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9월 코아스의 대주주가 교체되면서 경영진에 합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