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은형 기자 | 아파트 청약 3년 뒤 입주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갈수록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건설업계가 노조 파업, 기후 변화 등 돌발 변수와 정부 안전 강화 조치에 대응하면서다.
지난해 입주 단지 공사 기간 29개월
2일 뉴스1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지난달 청약을 시작한 부산 '서면 써밋 더뉴'의 입주는 2031년 4월 예정이다. 대략 입주까지 6년이 소요된다.
선분양 사업장은 청약과 공사를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다.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청약 이후 약 3년 안팎이면 입주가 가능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지난해 입주 단지는 분양부터 입주까지 평균 29개월이 소요됐다.
서면 써밋 더뉴의 청약자는 평균보다 약 2배인 68개월을 기다려야 입주할 수 있다. 이달 분양을 시작한 '수원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의 입주 예정일은 2030년 2월이며, 청약에서 입주까지 53개월이 걸린다.
건설사와 시행사 입장에선 짧은 공사 기간이 사업성을 높인다. 공사 일정이 길어지면 인건비와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돌발 변수 발생 시 추가 비용 부담 문제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2년 화물 연대 파업 당시 다수 건설 현장은 원자재 수급 지연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최근 폭염과 장마 등 기후 변화 역시 공사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예비 집주인도 입주 예정 시기가 길어지면 부담이 커진다. 계약 이후 중도금 대출 이자를 더 오래 부담해야 하고, 무주택자는 현재 거주지 전세 연장 등 비용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발생한 비용을 시행사에 추가 청구하기 어렵다"며 "건설사가 고스란히 떠안으면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입주까지 37개월…지난해보다 3개월 연장
건설사들은 시행사와 공사 계약 시 입주까지 여유 기간을 두는 방식으로 협의한다. 예상하지 못한 각종 리스크로 인한 입주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해 분양한 전국 326개 단지의 청약과 입주까지 기간은 약 34개월이 걸렸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89개 단지는 37개월로 3개월 늘었다.
업계에선 앞으로 계약 공사 기간이 과거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노동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현장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 공사 기간에 여유가 생기면 돌관공사 사례가 감소할 것"이라며 "아파트 품질과 현장 안전 강화에 신경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