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이 재적 182인, 찬성 180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2025.8.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이 재적 182인, 찬성 180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2025.8.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스마트투데이=이은형 기자 | '더 센' 2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달 1차 상법 개정 당시 여야 합의 과정에서 빠졌던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 내용까지 담겼다.

'주주 가치 보호'를 명문화한 1차 개정에 이어 소액주주의 발언권을 보장할 토대가 마련되면서 세제 개편 충격 이후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반등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또한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안을 두고 여전히 숙고중으로 알려진 행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철회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상태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소액주주 권익 강화

뉴스1에 따르면 이번 '더 센' 상법안에 담긴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소액주주의 이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집중투표제는 회사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주총에서 3명의 이사를 선임한다면 100주를 가진 주주는 300주의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 주주는 300표를 여러 명에게 분산할 수도 있지만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도 있어, 지분율이 낮은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연합도 1명 이상의 이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열린다.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 1998년 도입됐지만 실제 운용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기업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제외할 수 있도록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상법 개정에서는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할 수 없도록 의무화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 2명 이상 확대…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대상을 현행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도 담겼다.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 감시 기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행법상 감사위원은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선임되는데, 대주주가 이사회 선임 자체를 주도하다 보니 독립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 때문에 2020년 상법 개정 당시 감사위원회 위원 중 최소 1명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따로 뽑도록 했고, 이번 개정에서 2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1차 상법 개정에 담긴 '합산 3%룰'의 실제 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합산 3%룰'은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쳐서 총 3%까지만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대주주 입김이 강한 이사회 내에서 감사위원이 선임되면 3%룰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감사위원 분리 선임 대상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면 3%룰의 실질적인 적용 대상도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독립성이 중요한 감사위원 선출 시 오너 일가의 '입김'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세재 개편안' 충격에 식어버린 투심 되살릴까

1차 상법 개정이 '주주 이익 보호'를 명문화해 기업들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꿀 토대를 마련했다면, 2차 개정은 보다 기술적으로 소액 주주가 기업 결정에 참여할 제도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2차 개정으로 기업들은 정관 변경과 이사회, 감사위 운영 방식을 조정해야 하고 주총 운영 관행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수주주의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내에서의 영향력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2차 상법 개정안이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시대' 기대감에 지난달 30일 3254.47포인트까지 오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 지수는 세제개편안 충격으로 이달 1일 4% 가까이 폭락한 이래 한달 째 3200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일단 기대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전 거래일 316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장중 1% 넘게 오르며 3200선을 회복했다. 상법 개정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지주사와 증권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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