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이양구 前회장 선긋는 브랜드리팩터링, 속내 살펴보니...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위 사진)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브랜드리팩터링이 최근 이 전 회장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양측이 작성한 주식 양수도 계약서에는 일정 기간 후 이 전 회장이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재매입 옵션’이 포함돼 있어 이 전 회장의 자진사임이 '쇼윈도 사임' 즉 보여주기식 조치에 불과하다는  쓴소리가 들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예정된 동성제약 임시주주총회에서 당초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이 전 회장은 최근 브랜드리팩터링 입장문을 통해 후보직에서 자진 사임할 뜻을 내비췄다.

법원에서 허가한 주주총회 안건의 수정절차를 피하기 위해 임시주총 당일에 이양구 전 회장 본인이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임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 전 회장은 가족간 협의 등을 거쳐 동성제약 대표이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지난 4월에는 경영권과 함께 보유 지분 14.12% 전량을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했다.

최대주주에 오른 브랜드리팩터링은 이 전 회장과 인척관계인 대표이사 등 현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추진중이다. 당초 이 전 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 그가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을 둘러싼 각종 경영 실패, 오너 리스크 논란  등 악화된 여론에 부담을 느껴 브랜드리팩터링측이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의 사임이 '쇼윈도 사임'이고, 브랜드리팩터링측과의 이른바 그림자동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측이 여전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일례로 양측이 맺은 계약서 상에는 ▲이 전 회장의 2년간 사내이사직·회장직 보장과 ▲임기 종료 후 지분 재매입 권한을 명시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설상가상 이 전 회장이 계약 과정에서 동성제약의 차세대 항암 신약이자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는 동성제약의 미래성장동력 사업인 ‘포노젠’ 사업을 사실상 사유화할 수 있는 조건을 넣었다는 주장마저 들리고 있다. 

포노젠은 빛에 반응하는 광민감제 특성을 활용해 정상 세포는 보호하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광역학치료(PDT)’ 기반 신약으로, 이미 수많은 소액 주주 등이 동성제약에 투자한 핵심 동인이다.

포노젠은 동성제약의 미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히고 있어 자칫 이 전 회장이 이를 사외로 반출할 경우, 회사와 주주들의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포노젠 신약사업 외에도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동성제약의 ‘화장품’ 사업을 사유화할 수 있는 조건도 담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이양구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지배해온 동성제약의 화장품을 제조하고 생산하는 협력사인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이사로 신규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사외이사 후보에서 물러난 것은 외부 이미지 관리 차원일 뿐 실질적인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재매입 옵션과 핵심 자산 사유화 계약내용을 보면 이 회장과 브랜드리팩토링은 사실상 '한몸'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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