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에 피로감...차익실현 가능한 아파트에 청약통장 집중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최근 분양시장에서 청약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단연 ‘시세 차익’이다. 가계대출 규제와 분양가 인상, 공사비 상승 등으로 수요자들은 ‘로또 청약’보다는 안정적인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에 청약을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23년 9월까지 청약 경쟁률 상위 10곳 중 8곳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거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단지들이었다. 이러한 단지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 수요자들이 입주 후 곧바로 시세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조합원 취소분 무순위 청약에는 단 1가구 모집에 3만5076명이 몰려 3만507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급금액은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 옵션비용을 포함해 19억5638만8000원으로 부담이 컸지만 해당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 시세는 40억원에 달해 2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돼 청약자들이 몰렸다.
7월 진행된 경기 화성시의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무순위 청약에서는 1가구 모집에 294만4780명이 접수해 역대 최대 청약자 수를 기록했다. 2017년 분양당시 가격인 4억8200만원으로 공급돼 10억원 넘는 시세 차익이 기대되자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 청약 당일에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마비되며 이례적으로 접수기간을 하루 더 연장되기도 했다.
일반 공급에서도 시세차익이 예상됐던 아파트들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성남 금토지구 중흥S-클래스’(110.3대 1)와 ‘청담 르엘’(667.3대 1),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627대 1)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미분양이 많은 대구 지역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는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쳤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며 특별공급에서 최다 접수를 기록했고, 1순위 청약에서는 평균 11.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고분양가로 책정된 단지들은 수도권과 광역시에서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치거나 무순위 청약, 선착순 분양까지 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청약 경쟁률뿐만 아니라 완판 여부까지 직결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연말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거나 안전마진이 확보된 단지들이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백조건설은 경기도 화성시 비봉지구 B-1블록 일원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화성 비봉 금성백조 예미지 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비봉지구의 마지막 분양 물량으로 지하 1층~지상 최고 25층, 5개 동, 전용면적 75・84㎡, 총 530가구 규모로 건립된다. 도보거리에는 유치원과 청연초등학교(2025년 개교 예정), 청연중학교(2025년 개교 예정)가 들어선다. 또한 단지 바로 앞에 약 2만3천여㎡ 규모의 대형 근린공원이 있으며 단지 내에는 중앙광장(약 1만2천여㎡)도 조성된다.
대우건설은 같은 달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AA28블록 일원에 ‘검단신도시 푸르지오 더 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20층 13개 동, 전용면적 84~99㎡, 총 919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대비 합리적인 각격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우미건설은 울산시 중구 울산 다운2지구 B-4블록 일원에서 ’다운2지구 우미 린 어반파크’를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5층, 11개 동, 전용면적 84㎡, 총 731가구로 건립되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단지 앞에는 역사공원, 근린생활시설(용지) 등이 계획돼 있고 다운2지구 내 신설 예정인 유치원과 초·중·고교 부지도 가깝다.
삼성물산은 연내 서울시 서초구 일원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인 ‘래미안 원페를라’와 ‘래미안 트리니원’을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총 1097세대 중 전용면적 59・84㎡, 465세대가 일반 되며, ‘래미안 트리니원’은 총 2091세대 중 전용면적 59・84㎡, 505세대가 일반에 분양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아파트값이 오른다는 심리에 청약에 나섰던 수요자들이 이제는 주변시세 대비 저렴하거나 입주와 동시에 차익 실현이 가능한 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가격 경쟁력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들에 청약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