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장 고문, 석포제련소 산업폐기물 처리 고려아연에 계속 요구했다"
"적대적 M&A 추진, 경영철학 충돌 아닌 말도 안되는 원한 탓'

|스마트투데이=한민형 기자| 2021년 9월 14일.
장형진 영풍 고문이 또 다시 고려아연의 최고경영진을 호출했다.
심각한 분위기 속에 이뤄진 대화에서 장 고문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산업폐기물을 고려아연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거론하며, 고려아연의 최고경영진을 압박했다.
통합환경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영풍 석포제련소의 산업폐기물까지 처리할 경우, 환경에 더해 안전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고려아연 임원진들의 반대 의견을 설명했지만, 해당인물들을 배제하라고 하는가 하면 고려아연 최고경영진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장형진 고문 “더 쥐어짜봐…네가 직접 연구실에다 해놓고 해라, 너 빠져라 한번 해봐 시켜봐”
장형진 고문 “이걸 너희 알아둬야해, 석포제련소가 올해 어떤 대책을 세우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나는 너희를 원망할 수밖에 없어. 알았어? 알았지!”
장형진 영풍 고문이 자신이 매체 인터뷰에서 고려아연과 사이가 틀어졌다고 밝힌 2022년 8월 1년 전부터 회사에 불합리한 요구를 해오면서 경영진을 몰아부쳤다고 고려아연이 26일 주장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2021년 장 고문은 영풍의 전부인 석포제련소가 환경부로부터 지적받은 석포제련소 제련 잔재물 즉, 산업 폐기물(자로사이트)을 월 5천톤씩, 연간 6만톤 가량을 고려아연이 처리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당시 영풍 석포제련소는 적게는 60만톤 많게는 약 85만 톤가량의 산업폐기물이 쌓여 있었다.
영풍이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환경부까지 나섰고, 영풍은 상당수 양을 고려아연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잔재물 저장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토양과 지하수 오염 우려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장 고문의 요구는 집요했다고 고려아연은 주장했다.
장 고문은 2021년 9월14일보다 앞선 9월 8일에도 고려아연의 최고경영진을 상대로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산업폐기물을 고려아연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모색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고려아연도 당시 통합환경허가 기준에 맞추기 위해 다른 사업장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
당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역시 강화된 통합환경허가 기준에 맞추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던 상황으로 그간 고려아연이 처리하던 이차원료와는 다르게 석포제련소의 산업폐기물은 오염도가 더욱 심각하고 유가금속 함유량이 낮아 처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해당 산업폐기물은 처리시 다량의 질소산화물이 발생해 대기 배출규제 준수가 불가하다는 게 기술진의 판단이었고, 이를 받아줄 경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마저 환경위반에 직면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려아연 CTO인 이제중 부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남의 공장 폐기물을 우리가 받아서 폐기물 처리 공장이 될 수 없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을 언급한 것이었다.
고려아연은 "2021년의 이런 요구를 고려아연의 현 최고경영진이 들어주지 않자 장 고문과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증언'이라며 "이후 장 고문은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던 신사업에 사사건건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사건 전후로도 양측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문제가 된 여러 물질을 고려아연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놓고 잇따라 충돌했다"며 장형진 고문의 반대는 영풍의 짐을 떠안지 않으려는 현 경영진의 판단에 불만을 품어서 였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애초 MBK파트너스와 영풍 장형진 고문은 이번 적대적 M&A를 추진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경영철학 충돌로 2022년부터 갈등이 촉발됐다는 명분을 내세웠다"며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