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책무구조도 제출 1호 타이틀 챙겨
KB국민은행도 책무관리실 신설하고 막바지 작업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로 우리은행 셈법 복잡해
![신한은행 태평로 본점 [출처: 신한은행]](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9/60281_53905_1851.jpg)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내년 1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둔 은행권이 석 달여 전부터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제출하고, 내부통제에 앞장섰다.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란 별명을 가진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책무를 임원에게 배분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기록한 것으로, 나중에 금융사고의 책임을 물을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부담을 느껴왔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방아쇠를 당기면서, 제출 타이밍을 재던 은행권이 속도전으로 전환했다. 책무구조도 1호 제재 본보기가 되는 것보다 책무구조도 제출 1호 모범을 보이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 책무구조도 제출 1호 된 신한은행..KB도 초읽기
‘모범생’ 신한은행이 금융회사 중에서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커졌다. 신한은행은 23일 금감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초부터 전담팀을 가동해, 내부통제 매뉴얼과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금융사고는 올해 상반기에 2건에 불과하고, 사고 액수도 10억원 미만에 그쳤다는 점에서 대형 금융사고가 터진 다른 은행들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같은 날 KB국민은행도 오는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제출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준법감시인 아래 책무관리실을 신설하고, 감독 당국과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10월 중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은행들도 막바지 작업 중이라, 비슷한 시기에 제출이 집중될 전망이다. 은행권이 앞장서면서 보험사, 자산 5조원 이상 금융투자회사,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등 다른 업권에서도 조기 제출이 나올지 관심사다.
◇ 셈법 복잡한 우리은행..`손태승 책임 누가 지나`
특히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선수를 치면서, 눈치만 보던 다른 은행들은 더는 늦출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로 인해서 자칫 책무구조도 1호 본보기가 될 것이란 우려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책무구조도 제출 셈법은 복잡하다. 부당대출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책임을 누구에게 배분할 것인지를 두고 안팎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회현동 본점 [출처: 우리은행]](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9/60281_53906_1913.jpg)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은 지난 7월 3일부터 시행했지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책무구조도 제출 기간을 최장 3년까지 유예했다. 이에 따라 6개월 유예기간을 받은 은행과 지주회사는 내년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도 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제출 기한인 내년 1월 2일까지 금융회사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기간을 도입해, 조기 제출을 독려해왔다.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이 오는 10월 31일까지 두 달 앞당겨 금감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시범 기간인 만큼 지배구조법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고 자문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일련의 금융사태와 각종 금융사고가 빈발하면서, 금융당국의 고민과 해법이 책무구조도에 담긴 만큼, 제도 시행 초기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시범 기간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