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 미국의 뷰티 체인업체를 새로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화장품주들은 올 상반기 북미 수출 확대를 기반으로 AI와 반도체, 전력기기와 함께 주도주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마무리된 2분기 실적 발표 과정에서 깜짝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끝물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상승 피로감을 기반으로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더해 피크아웃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다. 그런 가운데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소식은 피크아웃 여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 2분기 울타뷰티(ULTA Beauty) 69만106주를 약 2억6600만달러에 매입했다. 우리돈 약 3700억원 상당이다. 

울타뷰티는 미국 뷰티용품 소매 업체로, 우리나라의 CJ올리브영과 비슷한 업체다. 꾸준한 매출 성장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화장품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울타뷰티. 울타뷰티 페이스북
울타뷰티. 울타뷰티 페이스북

주가는 올들어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올초 공급망 비용 상승과 프로모션 증가가 수익률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게 했다. 버크셔의 매수 사실이 알려지기 전 주가는 연중 최저, 1년 내 최저가 수준이었다. 

버크셔의 매수 사실이 알려지면서 울타뷰티 주가는 14% 가까이 급등하면서 반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버크셔가 가진 상징성이 무엇보다도 컸고, 버크셔의 매수를 고민하던 이들에게 코카콜라처럼 울타뷰티 역시 꾸준한 수요를 갖고 있는 소비재 유통 업체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윌리엄블레어의 딜런 카든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 동안 버크셔가 "잉여현금흐름 관점에서 좋은 수준의 배당금을 제공하고 주주환원정책을 취하려는 좋은 경영 팀을 갖추고 저평가된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울타뷰티가 이같은 전략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DA데이비슨 마이클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울타뷰티가 대중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여전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훌륭한 주식이 됐고 올해는 약간의 낙관에 봉착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일시적인 문제로 보인다"고 봤다. 

버크셔의 울타뷰티 매수 소식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화장품주들은 대장주 역할을 해왔던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의 실적이 시장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상당히 훼손된 상태다. 상반기 반도체, 전력기기와 함께 대장그룹을 형성해왔는데 핵심 근거인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적이 예상에 어긋나는 곳은 물론이고 심지어 호실적을 낸 곳조차 차익 매물에 휘청이는 상태가 됐다. 

실리콘투가 대표적인 업체다. 실리콘투는 유통회사로서 수많은 국내 업체들의 북미를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화장품 수출 흐름과 실적 간 상관성이 큰 편이다. 

지난 13일 북미 수출 데이터 증가 흐름과 유사한 깜짝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뉴스에 팔아라 매물에 큰 폭으로 밀렸다. 14일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목표주가들이 잇따라 상향되는 가운데서 나온 결과였다. 올 상반기 상승 부담에 미국 경기 침체가 증시 전반을 누르는 가운데 선뜻 매수에 나서기가 꺼려지는 상황으로 풀이됐다. 

버크셔의 울타뷰티 매수 소식은 화장품주 투심에는 긍정적이라는데 대체적으로 일치하지만 그 강도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전에 나타났던 폭발적인 시세를 줄 수 있는 재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는 쪽에서는 버핏이 한국 인디 화장품업체들에 직접적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닌 데다 울타뷰티의 주가 흐름이 한국 화장품주 흐름과는 관련성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 3월께 울타뷰티가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었을 무렵, 국내 화장품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 인디 화장품주들은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대장그룹에 합류했다. 울타뷰티 주가가 꺾인 것은 세포라 등 타 뷰티체인과의 경쟁 심화로 정리됐다. 

또 버크셔는 6월말 기준으롤 울타뷰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AI 투자 피크우려와 미 경기 침체, 미 대선 이슈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색깔이 달라지기 전 매수에 나섰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날 한 주식 텔레그래머는 "지금까지 울타뷰티와 한국 화장품의 연관성은 1도 없었다"며 "버핏이 울타뷰티를 매수했으니 인디 화장품 저평가다?"고 섣부른 관심을 경계했다. 

다른 텔레그래머는 "울타와 한국 화장품사들의 주가 개연성은 부족하지만 '가성비 화장품'이라는 품목군이 하드랜딩하느냐 소프트랜딩하느냐 하는 불안한 국면에서도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방어적 측면이 강하다는 판단에서의 의사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선 적어도 어느 정도 해방이 되는 뉴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