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출처: 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출처: KB금융그룹]

28일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출근길에 "KB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내일"로 나갔는지 자문한 지 100일째다.

작년 11월 21일 취임한 양종희 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사회, 고객, 직원, 주주를 대한민국 금융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100일은 계열사 11개를 거느린 KB금융그룹의 청사진을 그리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양종희 회장은 소신이 담긴 한 발 한 발을 보여줬다.

양 회장은 취임 직후 숨가쁜 한 달을 보냈다. 작년 12월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가 연말 인사에서 유임을 택한 반면 KB만 임기가 끝난 대표이사 9명 중 6명을 교체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만 연임시켰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위기의식은 가장 강했지만, 세대교체를 미루지 않았다. 곧이어 양 회장은 바로 내부통제 시스템 디지털화 계획을 수립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출처: 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출처: KB금융그룹]

작년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KB금융은 리딩뱅크를 수성했고, KB국민은행은 10년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영업점과 환전소를 입점시켰다. 그가 지난 2015년 손수 인수한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은 작년 실적에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했다.

난제도 쌓였다. 최대 난제는 ELS(주가연계증권)다. 금융감독원의 자율배상 압박 아래 KB국민은행은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30일 ELS 판매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전임자인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이 남겨준 숙제도 있다. KB금융을 세계 20위권으로 성장시키는 과업이다. 윤 전 회장은 KB금융이 국내에서 1위 금융그룹이지만, 세계 순위로는 60위권에 불과해 한국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다는 아쉬움을 퇴임 직전 토로했다. 

동남아시아를 발판으로 삼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에 진출했다.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시장에 첫 발을 디딘 지 15년 만인 올해 2월 상업은행 4위 KB프라삭은행을 공식 출범시킨 자리에서 양 회장은 "상생과 공존의 레시피로" 캄보디아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KB프라삭은행을 1위로 성장시키겠단 포부도 잊지 않았다.

첫 출근에서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도 같은 맥락이다. 그의 장기인 인수·합병(M&A)이 열쇠가 되어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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