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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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채우기를 고심하고 있다. 대출 금리를 낮추며 중저신용자들의 대출을 유인하는 한편 자칫 연체율 상승 등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갈팡질팡하고 있다. 

따라서 중저신용자 목표치를 처음 정했던 2021년과 현재의 금리, 건전성 관리 상황이 다른 만큼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볼멘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지난 9월말 중저신용자(KCB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대출 비중은 각 28.7%, 26.5%, 34.5%로 집계됐다. 각 은행이 당초 올해 정한 목표치는 30%, 32%, 44%. 

카카오뱅크는 목표치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지만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5.5%p, 9.5%p까지 비중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연내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에게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만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세차례 낮췄고, 케이뱅크도 금리 인하를 통해 자사 중저신용 고객의 절반 이상에게 연 4~5%대 금리를 적용했다.

고신용자보다 중저신용자의 금리가 더 낮은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지난 10월 케이뱅크가 신용점수 1000~951점 고객에게 새로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는 연 7.50%로, 중저신용자에 해당하는 850~801점대 취급 금리 연 5.73%보다 1.77%p 높았다. 가장 신용이 낮은 700~651점대 금리 연 5.96%보다도 1.54%p 높았다.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신용이 높을 수록 금리가 저렴해지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의 결과다.

한편 3사 중 토스뱅크는 건전성 관리를 우선으로 삼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9월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직전 분기 38.5% 대비 4.04%p 감소했다. 토스뱅크는 3사 중 가장 목표치도 높고 비중도 높지만 연체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비중만 끌어올리는 것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토스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1.18%로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았는데, 그나마 실질소득과 상환능력이 검증된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위주로 대출을 공급하면서 직전 분기 대비 0.38%p 줄일 수 있었다.

업계에선 포용금융을 위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 건전성 악화라는 독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를 처음 적용한 2021년과 달리 금리가 많이 뛰었고, 경기악화로 연체율까지 상승하는 만큼 포용의 취지는 지키되 건전성 관리를 위한 숨통을 틔워달라는 목소리다.

이에 중저신용자를 산출할 때 사용하는 현행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외에 나이스신용평가정보(NICE) 기준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NICE의 고신용자 분류 기준이 KCB보다 깐깐하기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취지다. 일례로 KCB 기준 토스뱅크의 2분기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8.5%로 집계됐지만 NICE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하면 50.3%까지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비중을 높이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관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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