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전경. 사진=픽사베이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전경. 사진=픽사베이

이번주 금요일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남미 브라질에는 봄철 때이른 폭염으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남미 브라질 날씨는 북반구와 반대다. 한국의 겨울철은 브라질의 경우 여름이다. 브라질은 아직 봄인 셈이다. 그런 브라질에 때 이른 위험한 폭염이 전국을 휩쓸고, 건강 경보로 인해 최대 도시 리우데자네이루 상인들이 거리에서 철수하고, 정전이 잇따르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국립기상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teorology)에 따르면 브라질 전국의 주들이 더위로 인해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 기상연구소는 브라질의 중서부, 남동부 및 북부 일부 지역에 "인간의 신체 건강은 물론, 심지어 생명에까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피해와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를 발령했다.

기온과 습도를 합친 열지수(Heat Index)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화요일 리우에서는 기온이 섭씨 58.5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그곳에서 기록된 최고 기온이다. 다음날 기온은 약간 떨어졌지만, 목요일에는 다시 섭씨 40도까지 올랐다. 한 주 내내 폭염이 이어진 것이다. 그것도 봄날에. 

리우 주민인 카리오카들은 항상 태양, 열, 해변을 자신들의 정체성의 일부로 여겨왔지만 최근의 폭염은 이례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당혹감을 주고 잇다. 폭염은 호흡기, 신장,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와 노인들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높인다.
 
리우 시정부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아직 여름도 되지 않았는데 최고 기온이 섭씨 39도를 넘나든다”면서 시민들에게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그늘에서 지낼 것과 양지를 다닐 때 우산을 소지할 것을 권고했다. 

기상 회사인 메트술에 따르면 상파울루의 기온은 섭씨 37.7도에 이르렀는데, 이는 최고 기록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심각한 폭염 수준에 속한다. 포르투갈어 약자인 인메트로 알려진 상파울루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상파울루 내륙의 마토그로소도술 주는 지난 주 섭씨 43도를 기록했다.

전력 회사들이 기록적인 에너지 수요를 보고한 가운데, 브라질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선풍기, 에어컨, 제습기에 눈을 돌렸다.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정전이 보고됐다.

높은 열기 속에 마토그로소와 마토그로소도술 주에 걸쳐 있는 세계 최대의 열대 습지인 판타날에 산불이 발생해 생물군에 막대한 피해를 주며 광범위하게 타오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교 환경위성응용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키프로스 정도의 면적, 즉 94만 7000헥타르가 넘는 지역이 황폐화됐다.

남미 전역의 기온은 적도 태평양 지역의 지표수를 따뜻하게 하는 주기적인 자연 현상인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다. 인메트의 기후학자인 다니엘 페레이라는 그러나 올해 해수 온도는 몇 달 만에 매우 빠르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는 엘니뇨의 영향이 가속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엘니뇨로 인해 역사적으로 북부 지역에 가뭄이, 남부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올해 기후 이변은 전국의 폭염으로 찾아왔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수로에 의존하는 공동체가 가뭄이 너무 심해 수로가 말라붙어 연료, 식량, 심지어 물의 공급도 받지 못했다. 브라질 남부에서는 엄청난 홍수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이상 기후가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연방 기관인 국립우주연구소가 이번 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폭염은 지난 70년 동안 7배나 더 빈번해졌다. 이번은 올해 브라질을 강타한 8번째 폭염이다. 연방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은 또 사상 처음으로 바이아 주 북동부가 사막화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해 물의 증발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이로 인한 사막화는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의 기상 이변과 재난이 코앞에 닥쳤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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