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1년 전 만들었던 회사 홈페이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기업이 있다. 2023년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순위 19위를 차지한 코오롱글로벌은 2012년 홈페이지를 리뉴얼 없이 그대로 사용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디자인면에서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코오롱글로벌 경영진의 뚝심 또는 고집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3~4년 주기로 홈페이지를 바꾸는 게 일반적인 추세이다. 하지만 코오롱글로벌은 10년이 넘도록 예전 원형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코오롱글로벌 홈페이지는 아직까지 모바일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이 회사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화면의 한 귀퉁이만 보일뿐 나머지 빈 공간이 대부분이다. (* 아래 이미지 참고)

익명의 소비자는 "코오롱글로벌 홈페이지는 모바일 기기로 컨텐츠를 이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 PC용 홈페이지만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마인드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코오롱글로벌은 기업홍보에도 소극적이다. 홈페이지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기업 홍보 동영상 역시 2014년 만든 것으로 9년전 작품이다.
기업 홈페이지를 바꾸지 않으면서 이 회사 건설사업부문은 소비자 접점인 아파트 브랜드 '하늘채' 홈페이지를 별도 운영중이다.
코오롱 하늘채 홈페이지는 2019년에 리뉴얼해 대표 홈페이지(코오롱글로벌 기업 홈페이지)보다 세련됐고, 이용자 만족도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모바일 기기와 화면 연동도 수월하다.
코오롱글로벌이 홈페이지 리뉴얼을 하지 않는 이유는 관련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2021년경 홈페이지 개편을 시도했지만 경영진 재가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규모가 엇비슷한 타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홈페이지는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기업을 소개하는 첫 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통상 3년 단위로 홈페이지를 리뉴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대형사의 홈페이지 리뉴얼 주기는 이 보다 훨씬 더 잦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코오롱글로벌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비 68.4%와 53.5%씩 감소했다. 코오롱글로벌 경영진의 자린고비 경영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실망스런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