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향후 7년 안에 전 세계에서 총 1억 3600만 개의 정규직 일자리와 2조 4000억 달러의 경제적(GDP)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 근무 시간으로 따지면 최대 3.8%가 고온으로 인해 잃어버려진다.
이로 인해 주로 영향을 받는 부문은 사무직 근로자가 아니라 실외 근로자, 응급구조원, 더운 실내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세계경제포럼(WEF)는 ILO의 통계를 인용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일자리와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어젠다를 발표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온화가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근로자들이 싸워야 할 요소는 극심한 더위뿐만이 아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기후 위기로 인한 대기질 악화, 질병을 옮기는 곤충의 비정상적인 창궐, 홍수 및 산불 등도 근로자의 업무 수행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미국 내 13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극한 기후 재난과 경제구조 전환’으로 인해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 기후 위기가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는 고열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 관련 사망자가 36명 발생했다. 그리고 6500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기후 관련 건강 위험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PA는 ‘기후 관련 위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열 관련 질병, 호흡기 질환, 신체 및 정신 건강, 곤충 등 질병 매개체, 살충제 영향 등 다섯 가지를 지적한다.
열사병과 탈진은 극심한 더위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명백한 위험이다. 작업 도중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기질의 악화도 심각한 문제다. 산불과 가뭄 등으로 먼지가 많아지면 대기 오염 물질의 양이 증가한다. 동시에, 기온 상승으로 인해 봄과 여름의 길이가 바뀌고, 이는 알레르기 및 천식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소방관, 의료 종사자 등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기상 이변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는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기온이 따뜻해지면 곤충이 증가하며, 모기, 진드기 및 기타 질병을 옮기는 곤충으로 인한 감염에 노출된다. 곤충 증가로 인해 더 많은 살충제가 사용되면, 독성 화학 물질에 노출된 농업 근로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 기후위기가 초래하는 생산성 손실
연구에 따르면 온도가 섭씨 26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작업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3~34도에서는 육체노동이 필요한 작업의 생산성 수준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ILO는 말한다.
나아가 대기 오염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이 나빠진다. 필연적으로 이는 남반구와 저소득 국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랜싯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는 기후 위기로 인해 노동 생산성이 저하될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 기후 위기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ILO는 홍수, 가뭄, 산불, 허리케인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기업 자산, 공급망, 산업 및 농업 인프라가 손상되어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크 컨설팅 회사인 AON에 따르면 기후 변화 관련 사건으로 인해 2022년 세계 경제에 3130억 달러의 GDP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21세기 평균보다 4% 높은 수치다.
그러나 몇 가지 긍정적인 소식이 있다고 WEF는 전한다. WEF의 ‘미래 직업 2023(Future of Jobs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 세계적 전환과 기후 변화 적응은 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함으로써 지구온난화에 따른 일자리 상실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가능성을 얼마나 실현시키는가가 관건이 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