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더위를 겪은 여름이 지났지만 미국 애리조나 최대 도시 피닉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고온으로 최고 기록을 갱신한 피닉스가 이번에는 가뭄에서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역대 가장 낮은 강수량을 기록했다는 뉴스가 CNN을 비롯한 언론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피닉스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한 북위 32도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은 건조한 남서부 지역의 장마철인 6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피닉스의 강우량이 3.8mm(0.15인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상청이 1895년 강우 기록을 시작한 이후 가장 적게 내린 수치다. 이전 기록은 1924년의 8.9mm(0.35인치)였다. 종전 최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몬순 시즌은 일반적으로 6월부터 시작해 매년 약 3개월 동안 지속된다. 이때는 기온이 상승면서 땅이 가열되고, 바람의 변화가 여름 뇌우를 통해 동부 태평양과 캘리포니아 만에서 남서쪽으로 습기를 운반해 비를 내린다.
몬순 시즌 동안 피닉스의 평균 강수량은 61mm(2.43인치)였다. 애리조나는 연평균 강수량이 330mm(13인치) 미만으로 미국에서 네바다에 이어 두 번째로 건조한 주다. 기상학자에 따르면 네바다의 연평균 강수량은 254mm(10인치) 미만이며 전국 평균은 약 760mm(30인치)다.
네바다는 2020년부터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연평균 강우량이 약 355cmfh 미국에서 네 번째로 건조한 주인 뉴멕시코도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올여름 피닉스는 가장 더운 7월과 두 번째로 더운 8월을 경험했다. 6월, 7월, 8월 일평균 기온은 섭씨 36.1도로 3년 전 세운 종전 최고 기록인 35.9도를 넘어섰다.
지난 7월에 피닉스는 또한 31일 동안 43.3도 이상의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지속적이고 누그러지지 않는 열기 속에서, 밤에도 몸을 충분히 식힐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했다.
애리조나 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에서 확인된 폭염 관련 사망자는 기록적인 여름 더위의 여파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마리코파 카운티 공중 보건 데이터에 따르면 9월 23일 현재 295명의 고열 관련 사망이 보고됐으며, 298명의 사망자가 여전히 열과 관련된 원인인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미국의 어떤 다른 대도시에서도 이처럼 높은 폭염 사망자 수를 보고하거나 이를 추적하고 연구하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비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이 더 빈번하고 강렬하며 오래 지속되면서, 사망자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