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의 주식시장 상장 역사를 가진, 증시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만호제강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외부감사인의 감사 결과 매출을 제멋대로 처리해 온 것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만호제강은 지난 25일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이 최근 회기 감사보고서에서 의견을 거절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며 이의신청 등 상장폐지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안내했다. 

이에 앞서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설 공시요구를 하면서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의견거절이 확인되면서 매매정지도 지속된다. 

만호제강은 1977년 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지난 1973년 기업공개촉진법 제정 이후 정부가 주식시장의 외형을 갖출 목적으로 기업들의 증시 상장을 강제하기까지 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상장사가 됐다. 

자산주로서 분류된 가운데 그간 투자자와의 소통은 미흡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혹자는 '좀비 상장주'로 혹평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MK에셋 등에서 주주 행동주의에 나선 가운데 이번 의견거절이 불거져 나왔다. 

인덕회계법인은 매출의 엉터리 처리를 문제 삼았다.  

인덕회계법인은 "재무제표 감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이미 폐업한 거래처를 대상으로 매출을 인식했다가 취소한 사례와 거래처에 출고되지 않고 회사가 보관하고 있는 재고자산에 대해 수익을 인식한 사례 등을 발견했다"며 "매출의 발생사실과 기간귀속, 재고자산의 실재성 및 완전성, 매출원가 계산의 적정성과 관련된 회계처리기준 위반 가능성이 회계부정 등에 의한 것일 수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는 사항을 발견했다"고 의견거절의 근거로 제시했다. 

인덕회계법인은 또 "회사의 내부감시기구가 외부전문가를 선임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당기를 포함한 과거 상당기간 동안 회사의 매출 중 상당금액은 거래처에 출고되지 않고 회사가 보관하고 있는 재고자산에 대해 수익을 인식한 금액이었다"며 "재고자산이 선적되지 않았음에도 수출매출을 인식하는 등 회사의 수익인식 기준에 회계오류 또는 회계부정이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 생산되지 않은 재고자산을 전산에서 생산이 완료된 것으로 처리하여, 매출원가를 인식하고 매출을 발생시킨 정황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인덕회계법인은 아울러 "우리는 이러한 회계오류 또는 회계부정과 관련된 내부감시기구의 최종 감사결과 및 외부전문가의 최종 조사보고서를 감사보고서일 현재까지 수령받지 못했다"며 "회계오류 또는 회계부정과 관련된 매출 및 매출채권, 재고자산 및 매출원가, 그리고 이밖에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부정사항이 재무제표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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