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반 대기 중인 이동식 주택. 사진=픽사베이
 * 운반 대기 중인 이동식 주택. 사진=픽사베이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약 2200만 명이 조립식‧이동식 주택에 살고 있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뉴욕과 같은 주의 주택 위기가 계속 악화됨에 따라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동식 주택이 주택 문제 해결은 물론 기후 위기에도 도움이 되는 솔루션이라고 기후 변화 솔루션을 모색하는 비영리기관 그리스트가 주장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게시글은 여러 연구기관의 전문가 발언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연구소(Urban Institute)의 앤드류 럼바크 선임연구원은 이동식 주택은 탄소 제로를 향하는 좋은 솔루션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역지정법 등 많은 법률로 규제되고 있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구역지정법은 많은 이동식 주택 단지를 범람원에 위치시켜 기상 재해의 위험에 빠뜨린다는 설명이다. 취약 계층을 단지에 가두었다는 자체가 기후 변화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비영리 공공 정책 기관인 니스카넨센터(Niskanen Center)의 보고서 내용도 유사한 주장을 담고 있다. 이동식 주택은 저소득 및 중간 소득층의 거주 솔루션이지만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기존 주택과 달리 열 펌프 및 태양 전지판 설치가 쉽고, 실제로 최신 모델은 저탄소 솔루션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식 주택단지 거주자들의 유대감도 월등히 높다. 캘리포니아 정의 및 책임 리더십 위원회(Leadership Council for Justice and Accountability)의 조바나 모랄레스-틸그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동부 코첼라 밸리(Eastern Coachella Valley)는 생활하기는 어렵지만 주민들 사이에는 놀라운 공동체 의식이 존재한다. 이 단지는 원래 이주 노동자를 위해 지어졌으나 현재는 무허가로 운영된다. 재난이 발생하면 구제를 받기가 어렵다. 

이동식 주택은 대략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1976년 주택 및 도시 개발부의 규정 이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주택, 또 하나는 일반 주택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며 기능이 뛰어난 최신 조립식 주택이다.

문제는 이동식 주택 단지가 생활을 자체 인프라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아파트나 단독 주택 등은 일반적으로 지자체가 전기, 물, 하수 등 유틸리티 유지 관리를 담당한다. 그러나 이동식 주택 단지의 주민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유자에게 의존한다.

현재는 이동식 주택에 대한 다양한 개량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주 이타카 시의 이동식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을 기후 친화적으로 개조하는 시범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이동식 주택 난방을 화석연료 난로에서 열 펌프로 대체하는 비용을 소유주에게 제공한다. 뉴욕 주 최초다. 이 프로그램은 또한 주택의 단열 기능 강화를 위한 개조 자금도 지원한다. 

비영리 단체인 지속 가능한 핑거레이크(Sustainable Finger Lakes)의 게이 니콜슨 회장은 이동식 주택 단지를 지원하는 정책이 다수 창출되고 예산으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주택 업그레이드를 위한 비용 제공을 핵심으로 꼽았다. 낮은 소득수준이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라는 것. 니콜슨은 산업과 사회 전반에서 진행되는 탄소 제로를 위한 전기화가 이동식 주택 단지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의 재커리 램 교수는 이동식 주택 단지의 활성화가 기후 대응을 위한 적절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며 주택 부문 인프라를 튼튼하게 만드는 정책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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